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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ナミヤ雑貨店の奇蹟) - 히가시노 게이고 ( 東野 圭吾) 한국에 출장을 갔다가 다시 중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출국용 PCR 검사를 하는 곳이 김포국제공항에 있어서 지하철로 왔다갔다 2시간정도 걸리길래 근처에 있는 중고 서점에서 잘 보이고 쉽게 읽을 수 있어 보이는 책을 하나 골라서 읽게 되었다. 지하철에서 마저 다 끝내지는 못하고 중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마저 읽었는데, 역시 일본 소설다운 소설인 듯 하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일본 소설에는 이렇게 판타지같은 혹은 기묘한 이야기 같은 소설들이 꽤 많은 듯 하다. 한국 소설에서는 이런 소재들은 거의 못 본 듯 하다. 나미야 잡화점에 의도치 않게 숨어 들어가게 된 세명의 좀도둑이 그 잡화점에서 겪게 되는 신비한 이야기들이다. 세 좀도둑은 이 잡화점의 주인이었던 나미아씨의 말년에 우연찮게 시작한 고민상담이,.. 2023. 3. 17.
What is history? (역사란 무엇인가?) - Edward Hallett Carr (에드워드 핼릿 카) 예전에 영화 을 보다가 배우 송강호씨가 법정에서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왜 불온서적이냐고 되물으면서 당시 억울하게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잡혀 있던 학생들을 변호하던 장면을 보면서, 나중에 시간날 때 저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읽고 싶은 책 목록에만 넣어두고 몇년이 지난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역사란 무엇인가(What is history)]는 정말 말그대로 역사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찰이다. 식상한 노래 가사처럼 '역사는 승리자의 장식이예요'라는 가벼운 말이 아니라, 역사라는 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또한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지에 대한 대학 강의다. 저자 에드워드에 의하면 역사란 고정되고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사건 혹은 사실들에 대한 현재 .. 2023. 3. 16.
All the light we cannot see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 Anthony Doerr (엔서니 도어) 갑자기 바빠진 회사일 때문이라는 핑계를 앞세워, 몇달이나 걸렸던 책을 드디어 끝냈다. 미국에 출장을 갔었을 때, 마트에서 충동적으로 샀던 책인데, 이 책이 2차 세계대전 배경이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책을 구매하거나 읽으려고 펴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왜냐하면 전쟁을 배경으로 한 소설들은 늘 너무 가슴이 아프고 다 읽고 다면 뭔가 가슴 속에 타들어가서 사라진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직전, 독일과 프랑스에서 살고 있던 각각의 주인공들은 전쟁의 기운이 드세워지고 그 태풍같은 상황에 휩쓸려 살아가다가 서로의 삶이 서로 교체하는 매우 단말마의 교차점을 지나치며 다시 매우 강한 여운을 남기고 멀어진다. All the light we cannot see라는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2022. 11. 22.
맛있는 음식 음식이 '맛있다'라고 느끼는 것은 얼마나 그 맛에 '익숙하냐'라는 것과 그 음식에 담긴 기억들이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아무리 유명한 맛집이나 미쉐린이더라도 어릴적 엄마가 해준 김치찌개를 이기지 못하는 것이다. 중국에 오래 살다보니 처음에는 싫어했던 중국음식들이 언제가부터 '땡기기' 시작했다. 중국에 온 후, 몇년 동안은 음식을 시킬 때마다 '부야오 샹차이(不要香菜)'를 외쳤었고, 걸쭉하고 진하며 기름 범벅이서 마실 수 없어서 반쪽자리 국수라고 생각했던 뉴로미엔(牛肉面)이 가끔 '먹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가 된 것이다. 그만큼 중국 음식 맛에 익숙해졌고, 그만큼 이 음식에 엮인 추억도 많아진 듯 하다. 그래서 맛있는 음식이라는 것은 입맛에 느껴지는 맛으로 먹는게 아니라 대뇌속에서 재.. 2022. 4. 26.
The Communist Manifesto (공산당 선언) - Karl Max and and Friedrich Engels (카를 마르크스와 프 대학교 교양과목 때 과제 때문에 읽었었던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을 18년만에 다시 읽어보았다. 원래는 이 을 읽으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 을 읽으려고 했었는데, 자본론은 너무 두껍고 분량이 많아 우선 준비운동삼아 이 을 먼저 읽은 것이다. 예전에 읽었을 때는 별 느낌이 없었는데, 나이가 들고 나서 읽어보니 예전에 읽었을 때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다. 책을 펴서 첫 구절을 읽자 소름이 돋아 올랐다. "A Spectre is haunting Europe - the spectre of communism."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첫 구절 중 하나인 이 문구는 인류의 역사를 바꾼 가장 강력한 문장이기도 하다. '유럽에 유령이 떠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라고 시작되는 문구는, 스타워즈의 'A long time ago.. 2022. 3. 18.
포스터를 훔쳐라 +3 (ポスタ―を盜んでください+3) - 하라 켄야 (原硏哉) 작년에 한국에서 부모님이 보내주신 책 중 하나인데, 원래는 이번 운남성 여행 기간동안 읽으려고 했다가 계속 운전하느라 읽지 못하고 집에 돌아온 후에나 읽게 되었다. 저자 하라 켄야는 가지 상표와 표지 등을 디자인하는 것을 업으로 하고 사는 일본의 상업 디자이너이다. 그런 그가 어느 순간부터 글을 연재하여 쓰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책이 이 포스터를 훔쳐라 +3 인 것이다. 이 책외에도 이전에 몇권의 책을 더 출판하였던 작가인데, 일본에서도 꽤 인지도가 있는 듯 하다. 저자는 상업 디자이너로서 자기의 일과 삶에서 경험하는 갖가지 일들을 마치 술자리에서 기분좋게 이야기 하듯이 말해주는데, 책을 읽다보면 어느순간 정말로 같이 테이블에 앉아서 차나 술을 마시면서 그의 얘기를 듣고 있는 듯 한 느낌이 든다. 그가 .. 2022. 2. 24.
지혜로운 사람이란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지혜가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하지만 지혜가 무엇인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지에 대해서 딱히 설명이 없기에, 매우 간단하게 집합론적인 방법으로 살펴 보았다. 사람들에 따라서 당연히 생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 논리가 맞다고 우길 수도 없으며 증명할 수도 없다. 우리는 현상들에 둘러쌓여 있다. 매초 매순간이 모든 것들의 현상들이며 어떤 현상은 우리의 주의를 끄는 반면 거의 모두라고 할만큼의 막대한 현상들은 우리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한다. 하지만 다수의 현상들에 대해 관찰이 개입되어 특정한 현상들간의 느슨한 연관성이 추측되기 시작하면 이것이 하나의 첩보가 된다. 우리가 유치원, 초등학교 시절에 배우는 교육의 일부분이 이 관찰을 통해서 연관성을.. 2022. 2. 16.
비둘기(Die Taube) - 파트리크 쥐스킨트(Patrick Süskind) 몇권의 책들을 읽다가 재미가 없거나, 영어 실력이 모자라서 읽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거나, 혹은 아예 이해를 못하고 있거나 등의 이유로 계속 완독을 실패하다가, 결국은 다 포기하고 얼마전 한국에서 아버지가 보내주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오랜만에 읽는 단편소설인데, 단편소설들이 간결하지만 강력하고 압축된 이야기이다. 전쟁통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주인공 조나단 노엘은 파리로 건너와서 은행의 정규직 경비원이라는 행운과 저렴하지만 아늑한 방을 구하는 행운을 얻게 된다. 가진 것을 모두 잃고 온 도시에서 최소한의 짐만을 가지고 단칸방에서 조촐하게 살면서, 매우 규칙적인 간결한 삶을 살고, 그러한 삶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던 노엘은 50대에 어느날 자신의 방이 있는 건물에 날아든 비둘기 한마리 때문에 생긴 .. 2022. 1. 26.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 손철주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그림 뿐이랴마는 역설적으로 내가 그림에 대해서 얼마나 모르는지 알게 해준 책이다. 그림이나 예술에 대한 나의 일자무식은 저자가 굉장히 흥미진진한 이야기나 대작이나 대가 뒤에 숨은 이야기 등을 조곤조곤 말 해 줄때도 강원도 김서방 얘기 듣는 것마냥 무심코 읽게 해주었다. 저자의 피카소 얘기, 단원 김홍도 얘기 그 밖의 이름도 기억조차 나지 않는 수많은 예술가의 들의 얘기들을 파인먼의 노트, 페르마의 난제, 양자역학의 발명 얘기들처럼 읽을 수 있었다면 정말 재밌었을 것 같은 책이다. 저자의 지식과 나의 무지 사이에 얼마나 큰 간극이 있으며, 얼마나 다른 눈을 가지고 보는지 알게 해 준 책이지만, 예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훨씬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 이야.. 2021. 11. 21.
五岳归来不看山 黄山归来不看岳 五岳归来不看山 黄山归来不看岳 오악을 오르면 다른 산이 보이지 않고, 황산을 오르면 오악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대단하다는 황산은 그렇게 가벼워져 있었다. 2021. 11. 21.
The Boy in the Striped Pajamas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 John Boyne (존 보인) 동일 제목의 영화가 이미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왠지 책으로 읽고 싶어서 사게 된 책이다. 중국에서 타오바오로 산 것인데 가격이 매우 저렴한 것으로 보아 복제본이 아닐까 싶다. 영화 포스터이자 책의 표지가 사실 거의 모든 줄거리를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간결하고 직설적인 소설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 장교인 아버지를 따라 브루노(Bruno)가 아버지를 따라 유태인 수용소였던 Out-with -사실은 아우슈비츠(Auschwitz)이나 어린 브루노는 끝까지 잘 못 발음한- 의 옆으로 이사한 후 수용소에 갇혀 있는 Shmuel을 우연히 만난 후 벌어진 짧은 소설이다. 베를린에서 천진난만하게 지내던 브루노는 히틀러의 지시에 따라 아버지가 유태인 수용소의 유태인 학살 책임자로 감에 따라.. 2021. 8. 14.
The Wonderful Wizard of Oz (오즈의 마법사) - L. Frank Baum (라이먼 프랭크 바움) 성인이 된 후 봤던 TV 시리즈 혹은 드라마 중 아직까지도 가장 좋아하는 TV 시리즈인 미국판 시즌 2에서 나왔던 장면이 있다. 주인공 중 한명인 Michael이 자신의 여자친구인 Jan과 헤어지려고 노력하는 장면인데, 약간의 여성편력이 있는 그가 자기 사무실에 근무하는 여성들을 쇼핑몰에 데려가서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쇼핑몰 내에 있는 소원분수에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었다는 것을 나레이션하는 부분이 있다. 거기서 나왔던 나레이션의 일부가 아래와 같다. -------------------------------------------------- There's a wishing fountain at the mall. And I threw a coin in for every woman in the world .. 2021. 6. 26.
관용론(Treatise on Tolerance) - 볼테르(Voltaire) 유럽 계몽주의 철학자. 딱 이 세글자가 아마 볼테르에 대해서 알고 있는 전부일 것이다. 사실 볼테르의 책을 읽어보기로 마음 먹은 것은 영화 에서 나온 그에 대한 한문장의 인용문 때문이었다. ----------------------------------------------------------------------------------------------------------------------------------- "Did you know Voltaire was the first to suggest that the universe was created by a gigantic explosion? And then Goethe was the first to suggest that spiral nebu.. 2021. 6. 18.
예술 수업 - 오종우 최근 이직을 위해 기존 회사에서 퇴직하는 기간동안 딱히 업무 인수인계를 할 것이 없어, 동료들에게 QnA 시간이나 개인 수업(?)을 하거나 기존에는 시간이 없어서 못 봤던 통계책을 다 봐도 시간이 남아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직장동료가 읽어보라고 빌려준 책이다. 이런 예술을 '이해하는 방법'에 대한 책은 자주 읽지는 않고 가끔 책장이나 서점에서 눈에 띄는 책이 있을 때 읽었기에 오랜만에 읽는 종류의 책이라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저자인 오종우 교수는 자신이 성규관대학교에서 강의하는 수업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이 책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책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대학교 강의실에서 좋은 교양 강의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미술과 연극, 음악, 영화, 소설과 .. 2021. 5. 27.
Under the skin (언더 더 스킨) - Michel Faber (미쉘 파버 ) 은 굉장히 충격적이면서 매력적인 소설이다. 동명의 영화 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영화는 이 소설에서 상당히 일부분의 컨셉만 빌려왔고 영화의 내용은 소설과 전혀 다르다. 이설리(Isserley)라는 주인공은 외계 행성에서 인간들을 포획 후 후처리하여 '고기'로 만든 후 이 고기들을 다시 자기 행성으로 보내기 위해 만들어진 지구의 공장에 파견되어 있는 외계인이다. 지구에 파견나와 일을 하는 소수의 외계인들 중 Isserley의 역할을 지구인을 포획하여 고기화 시키는 공장으로 보내는 것이다. 그들은 영국의 한적한 시골 숲 속에 작은 도축장(!) 같은 공장을 만들어 이곳에서 지내면서 일을 하는데, 이 중 Isserley는 유일한 여성이다. 그래서 원래 4발로 걷게끔 진화되어온 자신의 신체에 대대적인 성형수술을 .. 2021. 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