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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유럽 소설13

A man called Ove (오베라는 남자) - Fredrik Backman (프레드릭 베크만) 책의 표지대로, 오래간만에 웃다가 울고 울다가 웃게 만드는 소설이다. 퇴직하기에는 조금 이르지만 실직하게 된 심술궂고 세상이 늘 불만인 늙은 아저씨, 혹은 할아버지의 얘기라고 생각했지만, 심술맞은 것은 그가 아니라 세상이 그에게 너무 크나큰 불행들을 주었던 것이었다. 대답하지 않는 아내에게 계속해서 얘기하던, 초반부터 설마했지만, '자, 이제 미간의 주름을 풀고 눈물 흘리면서 읽을 준비하세요'라고 작가가 말하듯, 주인공 오베(Ove)가 왜 계속 자살을 시도하는지를 설명하듯, 그가 가장 그리고 유일하게 사랑했었던 아내가 이미 죽었다는 것을 얘기하며 이야기는 오베가 심술궂게 보이는 이유는 그가 너무 슬퍼서라는 것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 2023. 9. 29.
인생의 베일(The painted veil) - 서머싯 몸(W. Somerset Maugham) 예전에 어디선가 책에 대해서 얘기할 때 잠깐 언급된 적이 있었던 책인데, 지난번에 한국에 갔었을 때 중고 서점에서 보이길래 구매하여 읽게 되었다. 영국이 아편전쟁으로 중국의 홍콩을 점유하던 시기에, 남편을 따라 홍콩으로 건너온 키티라는, 이 허영심 많고 속물이며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키티는 더 높은 신분이나 돈 많은 남자에게 시집을 가는 것이 여성으로서 혹은 딸로서 최고의 성공으로 여기는 어머니 밑에서 스스로도 그렇게 속물적이게 자라게 된다. 예쁘장한 얼굴에 흰 피부로 어린 나이에는 많은 남자들의 청혼을 받았지만, 자기가 원하는 것에는 미치지 못하여 계속 퇴짜를 놓다가 혼기를 놓치고 결국 자기보다 '못생긴' 동생이 더 잘난 결혼을 자기보다 더 빨리 하는 것이 보기 싫어 홍콩에서 .. 2023. 6. 25.
더블린 사람들(Dubliners) -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 지난번 한국에 출장 갔다가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산 책이다. 제임스 조이스라 위대한 작가라는 것은 들었었지만, 정작 그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사게 되었다. 사실 [율리시스]가 이미 있기는 하지만 왠지 엄두가 나지 않아서 시작도 못하고 있다가, [더블린 사람들] 번역본이 눈에 띄어서 사서 읽게 된 것이다. 아일랜드 작가인 제임스 조이스가 태어나고 자란 더블린이라는 지역을 바탕으로 쓴 15편의 단편 소설을 묶은 소설집이다. , , , , , , , , , , , , , , 이라는 15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이야기는 완전히 독립되어 있는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다. 앞의 이야기에서 끝날 때쯤 나왔던 소재 일부가 다음 이야기에서 주제로 사용되는 그런 느낌이다. 아일랜드에서 더.. 2023. 5. 19.
비둘기(Die Taube) - 파트리크 쥐스킨트(Patrick Süskind) 몇권의 책들을 읽다가 재미가 없거나, 영어 실력이 모자라서 읽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거나, 혹은 아예 이해를 못하고 있거나 등의 이유로 계속 완독을 실패하다가, 결국은 다 포기하고 얼마전 한국에서 아버지가 보내주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오랜만에 읽는 단편소설인데, 단편소설들이 간결하지만 강력하고 압축된 이야기이다. 전쟁통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주인공 조나단 노엘은 파리로 건너와서 은행의 정규직 경비원이라는 행운과 저렴하지만 아늑한 방을 구하는 행운을 얻게 된다. 가진 것을 모두 잃고 온 도시에서 최소한의 짐만을 가지고 단칸방에서 조촐하게 살면서, 매우 규칙적인 간결한 삶을 살고, 그러한 삶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던 노엘은 50대에 어느날 자신의 방이 있는 건물에 날아든 비둘기 한마리 때문에 생긴 .. 2022. 1. 26.
The Boy in the Striped Pajamas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 John Boyne (존 보인) 동일 제목의 영화가 이미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왠지 책으로 읽고 싶어서 사게 된 책이다. 중국에서 타오바오로 산 것인데 가격이 매우 저렴한 것으로 보아 복제본이 아닐까 싶다. 영화 포스터이자 책의 표지가 사실 거의 모든 줄거리를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간결하고 직설적인 소설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 장교인 아버지를 따라 브루노(Bruno)가 아버지를 따라 유태인 수용소였던 Out-with -사실은 아우슈비츠(Auschwitz)이나 어린 브루노는 끝까지 잘 못 발음한- 의 옆으로 이사한 후 수용소에 갇혀 있는 Shmuel을 우연히 만난 후 벌어진 짧은 소설이다. 베를린에서 천진난만하게 지내던 브루노는 히틀러의 지시에 따라 아버지가 유태인 수용소의 유태인 학살 책임자로 감에 따라.. 2021. 8. 14.
Under the skin (언더 더 스킨) - Michel Faber (미쉘 파버 ) 은 굉장히 충격적이면서 매력적인 소설이다. 동명의 영화 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영화는 이 소설에서 상당히 일부분의 컨셉만 빌려왔고 영화의 내용은 소설과 전혀 다르다. 이설리(Isserley)라는 주인공은 외계 행성에서 인간들을 포획 후 후처리하여 '고기'로 만든 후 이 고기들을 다시 자기 행성으로 보내기 위해 만들어진 지구의 공장에 파견되어 있는 외계인이다. 지구에 파견나와 일을 하는 소수의 외계인들 중 Isserley의 역할을 지구인을 포획하여 고기화 시키는 공장으로 보내는 것이다. 그들은 영국의 한적한 시골 숲 속에 작은 도축장(!) 같은 공장을 만들어 이곳에서 지내면서 일을 하는데, 이 중 Isserley는 유일한 여성이다. 그래서 원래 4발로 걷게끔 진화되어온 자신의 신체에 대대적인 성형수술을 .. 2021. 5. 8.
20,000 Leagues under the sea (해저 2만리) - Jules Verne (쥘 베른) 너무 유명한 소설이지만 정작 읽어본 적도 없고 주변에 읽어봤다는 사람도 별로 없는 소설인 [20,000 Leagues under the sea]를 사서 읽어보았다. 예전에 봤던 영화 [Sphere]에서 배우 사무엘 잭슨이 해저 2만리를 읽으면서 공포감이 극대화되던 장면을 생각했기에 책을 읽기 전에는, 책 제목과 영화 [Sphere]의 영향으로 해저에 사는 괴물에 대한 공포 소설인 줄 알았다. 하지만 [해저 2만리]로 번역되는 이 책은, 읽기 전에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정말 많이 틀렸다는 것을 알려주며 많은 놀라움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은 공포 소설이 아니었다. 바다에서 대형 고래로 생각되는 괴생물체가 나타나서 바다의 상선들이 이 때문에 침몰되는 사건들이 벌어지자 이 '고래'를 잡으러 포경선에 몸을 실었으.. 2020. 12. 1.
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 (서부 전선 이상 없다) - Erich Maria Remarque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타오바오에서 책들을 찾아보다 눈에 띄었던 책인데, 얼마 전에 읽었던 의 배경이 되었던 1차 세계대전에 대한 책이라 보게 되었다. 이상하게 전쟁 소설들이 잘 읽힌다... 책을 펴면 나오는 첫 페이지에 저자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는데, 책의 모든 내용을 딱 두문장에 압축한 절정의 말인 듯 하다. -----------------------------------------------This book is to be neither an accusation nor a confession, and least of all an adventure, for death is not an adventure to those who stand face to face with it. It will try simply to tel.. 2018. 9. 25.
리틀 스트레인저 (The little stranger) - 세라 워터스 (Sarah Waters)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르고 책장에 있기에 꺼내서 읽어보기 시작했던 책인데, 개인적으로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 미스터리 추리(?) 소설이었다. 한국어 번역판의 책 표지는 뭔가 좀 난잡한 느낌이고 전혀 미스터리하지 않은 느낌이다. 내용은 2차 세계대전 후 헌드레즈라고 불리는 저택에 살고 있는 몰락해 가는 영국 전통귀족 가족과 어릴 때부터 헌드레즈 저택을 동경하여 왔던 평민 출신에서 의사로 '신분상승'을 일궈낸 주인공 닥터 패러데이가 저택에서 겪게 되는 기괴한 일들에 대한 내용이다. 2차 세계대전 후 기존의 농업/축산이나 노동력에 의존하여 부를 유지하였던 귀족들이 변해가는 세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들이 누리던 것들을 잃고 사회에서 도태되고 소외되어 가는 상황을 대변하듯이 헌드레즈 저택의 거대한 부지들이 결국.. 2018. 7. 30.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 아고타 크리스토프 (Agota Kristof) 책의 내용에 앞서, 이 책은 작가가 각기 다른 시기에 쓴 책을 하나로 엮은 소설이다. 세권의 책의 출판 시기에는 몇년이라는 간격이 있는데, 세 권을 서로 독립된 책으로 읽어도 될 것 같고, 같이 모아서 읽어도 되는 그런 책이다. 유럽 역사 중 가장 비극적인 지역 중 하나인 동유럽, 그 중 헝가리의 국경 지대에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1편인 는 전쟁이 발발하면서 도시에 살고 있던 한 가족이 남편은 종군 기자로 전쟁에 나가고, 도시가 점점 황폐해지고 위험해지자 어머니가 쌍둥이 아들들을 데리고 국경근처의 생전 만나보지 않던 친할머니에게 맡기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며, 할머니 집에 남아있던 쌍둥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마녀'라고 불리는 할머니와 함께 살던 두 쌍둥이들은 역경과 고난, 전쟁의 잔인함을 무.. 2018. 5. 6.
The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 (지킬 박사와 하이드) - Robert Louis Stevenson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이중인격의 대명사로 유명한 The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를 읽으면서 머리속에 떠올랐던 것은 서태지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라는 노래였다. 생각보다 소설이 짧아서 의아했고, 더 짧은 그 노래에 상당히 많은 부분이 들어가 있어서 놀라기도 했다. 소설은 Utterson이라는 변호사와 옛친구 Dr. Jekyll 그리고 Dr. Jekyll의 이중인격인 Mr. Hyde라는 세 인물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Utterson이라는 런던 변호사가 지킬과 하이드와 연관되어 보고 겪게 되었던 사건들에 관한 내용으로 시작하여 Utterson이 사건들의 이면과 자신의 친구인 Jekyll을 Hyde로부터 구해주기 위해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면서 나오는 진실에 대.. 2018. 5. 6.
The Sense of An Ending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Julian Barnes (줄리언 반스) 아마 홍콩에 놀러갔을 때, 샀던 것 같다. Man booker 상이라는게 뭔지도 모르고 그냥 첫 몇 페이지 읽어보고 산 책이지만, 그 첫 몇 페이지가 마음에 들어 샀었다. ----------------------------------------------------------- We live in time -it holds us and moulds us - but I've never felt I understood it very well. And I'm not referrring to theories about how it bends and doubles back, or may exist elsewhere in parallel versions. No, I mean ordinary, everyday tim.. 2018. 5. 6.
1984 - George Orwell (조지 오웰) 솔직히 소설 초반에는 그렇게 재미있지 않았다. 매우 무미건조하며 딱딱하고 음울하기까지한 소설 속 '미래'의 모습 때문에, 예전에도 읽다가 재미없어서 그만둔 소설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전에 읽을 때보다 읽을만한 도입부였기에 더 읽게 되었는데, 책을 끝냈을 때는 뭐라고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멍한 상태가 되었다. 1984는 '미래의 1984년'의 세계, 그 중 런던의 모습이다. 지금으로 보면 한참 전의 과거이지만, '2차 세계 대전 후 핵전쟁이 발발 후 현재와는 다른 미래가 만들어졌다면' 이라고 생각한다면 더욱 와닿을 것 같다. 공상과학 소설로 치부해버리기에는 너무 충경적이며 암울하고 날카롭다. 단순히 디스토피아를 그린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평가가 가볍다. 소설이 가지고 있는 뼈가 시릴정도의 차가운 시선.. 2018.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