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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유럽 소설

야간 비행(Vol de Nuit), 남방 우편기(Courrier Sud) - 생텍쥐페리 (Antoine de Saint-Exupéry)

by YK Ahn 2025.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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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의 생텍쥐페리(Saint-Exupéry)의 또다른 소설인 <야간 비행>과 <남방 우편기>가 같이 나온 책을 알라딘 서점에서 발견하여 읽어보았다. 전세계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한번쯤은 들어봤을 <어린 왕자>도 사막에 불시착한 조종사의 시점에서 시작되듯이, 이 <야간 비행>과 <남방 우편기>도 저자 생텍쥐페리가 조종사였던 경험을 토대로 쓰여진 소설이다.
 <야간 비행>은 그의 항공우편 조종사와 아르헨티나 항공우편 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에서 나온 소설이라고 한다. 소설은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항공우편 관리직으로 일하고 있는 리비에르와 우편을 싣고 이곳으로 오고 있는 파비앵이라는 조종사가 주요 시점이다. 낮에는 기차나 배보다 빠른 항공기가 그들보다 빠르고 멀리 갈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지만, 밤에는 비행이 제한적이어서 낮동안 가졌던 모든 이점을 밤에 모두 잃게 된다는 당시의 우편항공이 가지고 있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야간비행을 개시한지 초창기 때의 일이다. 낮에 얻은 이점을 밤에 모두 잃게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위험한 야간 비행을 하는 파비앵과, 이러한 위험 때문에 인간적이지만 조종사들을 위험하다고 알고 있는 야간비행에 투입해야 하는 관리직의 리비에르는 그의 직원들과 조종사들에게 인간적으로 대할 수가 없어 엄격하게 대한다. 하지만 그날 밤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날아오는 파비앵의 비행기는 넓게 퍼져있는 태풍을 만나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어둠 속에서 태풍과 사투를 벌이다가 겨우 태풍을 벗어나지만, 태풍의 강력한 바람 때문에 비행기가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대양으로 잘 못 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겨우 30분정도 더 날아갈 수 있는 연료만 남은 그는 최선을 다해 육지로 그리고 다시 태풍 속으로 들어간다. 반면 몇시간 동안 이 파비앵과 연락이 두절되어 걱정과 근심에 빠져있던 리비에르와 다른 사람들은 뜬 눈으로 그의 연락을 기다리며 주변의 공항들에게 계속 무전을 치며 파비앵의 비행기를 찾아보지만 희망을 잃어가던 그때, 그의 연락을 받는다. 하지만 그의 비행기는 충분하지 않은 연료를 남겨놓고 바다로 잘 못 나갔다는 것을 듣게 된다. 이후 아직 신혼이었던 파비앵의 아내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부에노스 아이레스 공항으로 찾아와 리비에르와 면담을 요청한다. 그의 아내와 마주하며 파비앵의 비행기가 결국 연락 두절이 되어 현재 수색 중이라는 것은 차마 말하지 못한 그는 절망하지만, 그와  그리고 다른 비행사들은 파비앵의 사고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도 항공우편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자신들의 신념을 위해 다시 담담하게 비행을 재개한다.

 <남방 우편기>는 프랑스에서 아프리카를 가로질러 가는 우편 항공기의 조종사인 베르니스의 이야기이다. 베르니스가 사랑했지만 이미 부자와 결혼한 주느비에브가, 그녀의 아들이 병으로 죽자 남편의 험담과 질책에 견디지 못하고 베르니스에게 도망쳐 온다. 그 둘은 그들 앞에 펼쳐진 불안한 미래를 무시하고 같이 도망치려고 해보지만, 베르니스는 가난하고 늘 타국을 이동하며 뜨내기처럼 사는 그가 정착된 곳에서 유복하게 살던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주느비에브도 그녀가 그와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는지 결국은 얼마가지 못하고, 그는 그녀를 원래의 집으로 데려다준다. 워낙 짧은 일탈이라 심지어 그녀의 주위에서는 그들이 도망쳤었다는 것조차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였다. 그녀를 그렇게 단념한 베르니스는 프랑스를 출발해 사하라 사막을 가로질러가는 항공우편기를 조종하다가 사막의 폭풍을 만나 추락할 뻔하지만 다행히 사막 중간에서 군사 초소를 찾아내 겨우 위기를 피한다. 이곳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다시 출발한 그는 하지만 결국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하고 실종된다. 그의 동료들이 세 대의 비행기로 그의 행적을 따라 수색을 한 끝에 그의 비행기를 찾아내지만, 이미 그는 사망한 상태였고 그가 수송하던 우편물을 옮겨담고 그 우편물들을 '안전하게' 수송하는 교신을 하며 소설은 끝난다. <야간 비행>처럼 이 <남방 우편기>도 당시 항공우편이라는 것이 가지고 있던 위험에 대한 것인데, 중간에 사하라 사막의 초소에서 만난 중사와의 대화는 왠지 <어린 왕자>를 생각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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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들을 감시하는 중사 같으십니다그려"
 "사양하지 말고 피우세요. 제겐 담배가 많으니깐요. 대위가 왔을 때는 담배가 떨어졌었어요"
----- 중략-----
 "그 대위는 제게 별들에 대해 설명해 줬습니다...."
 "그렇군요. 그 사람이 당신에게 별들을 맡긴 거로군요" 베르니스가 말했다.

 <어린 왕자>를 재미없게 읽어본 사람을 찾기 힘들테지만서도, <어린 왕자>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재밌게 읽을 소설들이다. 특히나 별 생각이 없었던 야간 비행이라는 것이 당시에는 사실 얼마나 위험하고 모험적인 것이었는지, 그리고 그 조종사들의 애환이나 열정들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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