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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과학/정치 & 경제 & 경영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How Democracies Die) - 스티븐 레비츠키 (Steven Levitsky), 대니얼 지블랫 (Dan

by YK Ahn 2024.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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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읽었던 유시민 작가의 <국가란 무엇인가>에서 수차례 언급되어서 한번 읽어봐야겠다 싶어서 한국에 출장갔을 때 사두었다가 이번에 읽게 되었다.  

국가란 무엇인가 - 유시민

알라딘 서점에서 책을 구경하던 중, 현재 대한민국에 살아있는 정치인 중 가장 좋아하는 사람인 유시민 작가의 라는 책이 보여서 구매해서 읽어보았다. 얼마 전까지 한국 정치토론을 할 때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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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트럼프가 당선되며 전세계에 충격을 주었는데 특히, 미국의 지식인들에게는 경악스럽고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더불어 미국 사회가 위태로운 상황에 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현상이었던 것 같다. 이후 미국 사회내부의 문제와 정치 및 민주주의 제도의 문제에 대한 진단과 자성의 책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마이클 샌델 교수의 <The Tyranny of Merit(공정하다는 착각)>이 왜 트럼프와 같은 거짓말을 남발하는 선동가들이 미국 정치에서 득세하는지에 대해서 미국 현대사회의 정치철학적인 입장에서 풀었다면, 이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라는 책은 트럼프와 같은 정치경력이 전혀 없고 독재자와 같은 선동가가 세계 역사와 미국 역사에서 어떻게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시도하고, 그들의 전제주의를 향한 행위가 때로는 어떻게 성공하고 어떻게 실패하였는지 다루고 있다.  

The Tyranny of Merit(공정하다는 착각) - Michael J. Sandel (마이클 샌델)

에 이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책 중 두번째로 읽은 책이다. 샌델 교수의 책은 철학과 철학적 사고가 희미해져가는 세상에 '이런게 바로 현대의 정치 철학이다'라고 말하는 듯 하다. 저자는 미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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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들은 이 책에서 세계 여러나라들의 근현대 역사에서 미국을 비롯한 민주주의 국가들이 어떻게 전제주의나 독재국가로 전락하는지 혹은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르고 다시 민주주의로 복귀하는지 사례들을 들면서 설명하여 준다.  또한 대통령제 국가의 민주주의는 헌법이라는 강력한 틀이 강성가드레일로 작동하지만, 또한 그 사회와 그 국가의 정치인들이 가지고 있는 상호관용과 이해라는 연성가드레일이 같이 작동해야 민주주의 지킬 수 있다고 말한다. 기본적으로 국가가 전제주의자로 나아가거나 독재자에 의해 독재국가로 진행될 때, 그 독재자가 가지고 있는 특징들이 있는데, 정당의  중요한 기능 중 한가지는 이런 잠정적 독재자들이나 선동가가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말한다. 선동가가 후보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기존의 노련한 정치인들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해야 하지만, 이는 밀실회의라는 비민주적인 형태로 진행된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다. 잘못된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기 의해 미국은 양당제와 상원, 하원 체제, 선거인단체제등 많은 조치들을 헌법에 만들어 놓았지만, 사회가 심각하게 양분화 되고 각 정당이 서로를 이해하지 않고 관용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선거를 '적과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사투'로만 바라보게 되어 민주주의를 해치더라도 어떻게든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대중들에게 인기가 많은 거짓 선동가를 후보로 앉히게 되는 최악의 수를 두게 된다고 한다. 기존 정치인들은 이 선동가를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도구로 생각하지만, 결국에는 자신들 스스로가 이 선동가들이 민주주의 제도 안에서 합법적으로 민주주의를 전제주의로 변경시킬 수 있게 만드는 도구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독재자로 변질될 우려가 있는 선동가들은 선거기간동안 혹은 그 이전에도 다음의 네가지 중요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1) 민주주의 규범에 대한 거부 (혹은 규범 준수에 대한 의지 부족)
2) 정치 경쟁자에 대한 부정
3) 폭력에 대한 조장이나 묵인
4) 언론 및 정치 경쟁자의 기본권을 억압하는 성향
 저자들은 후보자나 어떤 인물이 이 네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이 된다면 그는 권력을 잡은 이후 독재자로 변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 국가를 책임지는 대통령의 후보가 되면 안된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의 현재 정치는 이 네가지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트럼프 전대통령을 후보자로 뽑았으며 결국 대통령이 되게 만들었다고 경고한다. 이런 선동가들은 대통령이 되어 국가의 3가지 권력 중 가장 큰 행정권력을 갖게 되면 갖가지 편볍과 권력을 통해서 사법기관과 입법기관을 무력하게 만든다. 대통령의 사면권을 남용/오용하여 사법권을 무력화시키고, 대통령 행정명령을 통해 법을 피해서 때로는 불법적인 행위조차 실행하여 입법권의 견제를 회피하고 밟아 버린다. 또한 입법 거부권을 남발하여 국회가 법을 통해 행정권력을 견제하는 것을 원천차단하며, 세무조사, 감찰, 명예훼손이나 고소등을 통해서 자신의 경쟁자나 경쟁집단 그리고 언론과 같은 견제집단을 파괴해 버리고, 이에 두려움을 느낀 여당 정치인들이 그에게 동조하기 시작하면 그들과 합작하여 헌법재판관을 자신의 입맛대로 해임하거나 임명 혹은 그 수를 임의로 변경하여 사법권을 완전 장악하게 된다. 이들은 정치 경쟁자를 경쟁자로 받아들이지 않고 '적'으로 간주하여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보며 그들에게 범죄자라는 오명을 씌우기 위해서 정부의 수사기관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민주주의는 선거제도와 삼권분립 기본틀에서 강성가드레일이 존재하지만, 이 강성가드레일은 그렇게 탄탄하고 촘촘하지 않기 때문에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를 파괴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경고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인들의 비성문화된 정치 문화가 연성가드레일로 작용하여 이렇게 극단적인 상황으로 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이 연성가드레일은 성문화되어 있지 않고 시대가 변함에 따라서 변하기 때문에, 상대에 대한 관용과 이해라는 커다란 밑바탕이 굳건히 존재해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고 한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가 당선이 되었을 때, 미국의 지식인들이 느꼈을 민주주의 붕괴의 공포감과 미국 민주주의의 자부심에 대한 충격이 굉장히 잘 느껴지는 책이기도 하다.  그 후 8년이 지난 지금, 2024년 미국의 대선이 다가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미국의 대통령 후보로 나와있는 요즘 상황을 보는데 있어서, 단순히 공화당과 민주당의 싸움이 아닌 미국이 자랑스러워하는 민주주의가 다시 한번 전제주의의로 가는 길에 빠지는가라는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사실 이 책을 읽음에 있어서, 현재 한국의 현실이 오히려 저자가 느낀 트럼프가 미국의 민주주의에 가하는 위협보다 더 심각하고 더욱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저자들인 나열한 독재자가 민주주의 국가를 전제주의 국가로 변화시키는데 사용하는 거의 모든 수단과 행위들이 현재 한국에서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에 매우 소름돋는다. 
 마지막으로 정확한 문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왜 지식인들이나 기존 정치인들이 거부하는 선동가가 대중에게 인기를 얻고 민주주의의 선거제도에서 승리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다. (책 속의 정확한 문장은 아니다..) 
 "정치인들은 트럼프의 거짓 공약의 존재를 믿고 트럼프를 믿지 않지만, 대중은 트럼프의 거짓 공약은 믿지 않고 트럼프의 존재 자체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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