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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유럽 소설

Under the skin (언더 더 스킨) - Michel Faber (미쉘 파버 )

by YK Ahn 2021.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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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der the skin>은 굉장히 충격적이면서 매력적인 소설이다. 동명의 영화 <Under the skin>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영화는 이 소설에서 상당히 일부분의 컨셉만 빌려왔고 영화의 내용은 소설과 전혀 다르다. 

 

 이설리(Isserley)라는 주인공은 외계 행성에서 인간들을 포획 후 후처리하여 '고기'로 만든 후 이 고기들을 다시 자기 행성으로 보내기 위해 만들어진 지구의 공장에 파견되어 있는 외계인이다. 지구에 파견나와 일을 하는 소수의 외계인들 중 Isserley의 역할을 지구인을 포획하여 고기화 시키는 공장으로 보내는 것이다. 그들은 영국의 한적한 시골 숲 속에 작은 도축장(!) 같은 공장을 만들어 이곳에서 지내면서 일을 하는데, 이 중 Isserley는 유일한 여성이다. 그래서 원래 4발로 걷게끔 진화되어온 자신의 신체에 대대적인 성형수술을 진행하여 인간처럼 보이게끔 만들었는데, 굉장히 크게 성형 수술된 인조가슴을 이용하여 한적한 영국 시골 도로에서 히치하이킹을 하는 건강하고 젊은 남성들을 포획 대상으로 한다.

 

 중고로 구매한 자동차를 개조하여 조수석에 마약 성분이 포함된 약을 넣은 주사바늘을 설치하여 몇가지 질문 후 안전한 상대이다 싶으면 약으로 기절을 시켜 공장으로 데려오는 것이 그녀의 수법이다.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가족이 없거나 목적지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없는 히치하이커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괜찮게 사람들을 데려온다. 

 

 대대적인 성형 수술과 척추와 꼬리를 잘라내는 수술로 인해 그녀의 몸은 항상 불편하여 늘 스트레칭을 하고 살아야 한다. 그녀는 원래 그녀가 살던 행성에서는 굉장히 아름다운 미모였으나 완전히 양극화된 그 쪽 세상에서 서민층에 속하였기 때문에 결국 돈을 벌기 위해 이곳으로 보내진 것이었다. 이로 인해 그녀는 자신의 아름다운 원래 모습이, 사냥감의 모습으로 바꾸는 수술을 하여 '추악하게' 바뀌어 진 것에 대한 불만으로 인해 늘 혼자 지내며 어두운 나날을 지낸다. 

 

 이후 이러한 공장을 차린 Vess 일가의 아들(Amlis)이 이 곳을 방문하면서 그녀의 어두웠으나 매우 규칙적이던 삶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아름답고 눈부신 풍채를 풍기는 Amlis에게 굉장히 반감을 풍기며 그를 대하지만, 오히려 그는 잡혀온 인간들 - 소설에서는 Vodsel-이라고 부른다. 독일어로 음식이라는 뜻-에게 연민을 느끼며 그들을 몰래 풀어주게 된다. 이로 인해 Isserley와 그의 동료들은 한밤중에 도망친 인간들을 찾아 헤매며 결국 모두 잡거나 사살한다. 이곳에 잡혀온 인간들은 먼저 혀를 잘리고 거세를 당하며, 모든 털을 제거하고 살을 찌우는 과정에 들어가게 되고, 살이 어느정도 찌고 규칙적으로 오는 수송선이 지구에 도착하면 이들을 '고기화'시켜서 실어 보내는데, 고기화 되기 전에 살을 찌우는 과정에 있던 인간들을 풀어준 것이었다.

 

 이 사건으로 Amlis에 대한 Isserley의 태도는 분노를 띄게 되나, Amlis는 오히려 인간에게 더욱 연민을 느끼게 되고 Isserley에게 얼마나 잔인한 행위인지 보게 하려고 노력한다. Amlis가 Isserley를 데리고 공장의 지하 깊은 곳에 있는 인간 사육장에 데려가 그들을 보게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때 사육 당하고 있던 한 사람이 자비(Mercy)라는 단어를 바닥에 쓰는 장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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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erley watched, disturved, as the vodsel scrawled a five-letter word with great deliberation, even going to the trouble of fashioning with each letter upside down, so that it would appear right-way-up for those on the other side of the mesh. 

 ' No-one told me they had a language,' marvelled Amlis, too impressed, it seemed, to be angry. 'My father always dscribes them as vegetables on legs.'

 'It depends on what you classify as language, I guess,' said Isserley dimissively. the vodsel had slumped behind his handiwork, head bowed in submission, eyes wet and gleaming.

 'But what does it mean?' persisted Amlis.

 Isserley considered the message, which was MERCY. It was a word she'd rarely encountered in her reading, and never on tele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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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을 말과 글을 꽤 많이 이해하는 그녀는 이 단어가 자신들의 고유언어로는 번역이 되지 않음을 깨닫게 되지만, 그녀는 설명하지 않고 Amlis에게 왜 자신이 그들의 '언어라고 말할 수도 없는 추잡한 것'을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하냐며 짜증을 낸다. 그녀는 자신이 인간의 외형은 물론, 그들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 조차도 굉장히 치욕스럽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게 혼란스러운 시간들 속에서, 그녀는 한 노숙자를 태워 포획하려는 도중, 그 남자에게 강간 시도를 당하게 된다. 이로 인해 그녀의 마음과 생각은 산산조각이 나기 시작하는데, 이 때 그녀는 처음으로 자비라는 단어를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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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urn around,' he said.

 She obeyed, and he immediately grasped her green velvety trousers and tore them down to her knees with a single jolt. 

 'Jesus,' he growled from behind her. 'You been in a car accident?'

 'Yes,' she whispered. 'I'm sorry.'

 For a heady moment she thought he was discouraged, but then she felt the flat of his hand on her back, pushing her forward onto the car's bonnet. 

 Desperately, she searched for the right word, the word that might make him stop. It was a word she knew, but had only ever seen written - in fact, only this morning, a vodsel had spelled it out. She'd never heard it spoken.

 'Murky,' she plea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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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들이 잡아서 고기로 만드는 인간의 모습과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있는 자신에 대한 혐오로 가득찬 그녀가 그런 인간에게 강간을 당할 위기에 처한 모습은 생각만으로도 끔찍하지만, 그녀는 상황을 잘 벗어나 노숙자를 단숨에 제압하고 살해한 후 그곳을 떠난다. 

 

 

 이 사건으로 인해 그녀의 마음은 산산조각이 나기 시작하지만, Amlis의 부탁으로 둘은 몰래 공장을 빠져나와 아름다운 영국 겨울 해변을 보며, 그가 자기들의 행성에 비해 너무 아름답고 생명이 충만한 지구에 대해 감격에 빠지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후 Amlis는 자신의 행성으로 돌아가고 조만간 더 많은 인간 고기를 얻기 위해 Vess 회사에서 여성을 한명 더 보낼 것이라는 소식을 들은 Isserley는, 이 공장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혼자 숨어서 살기로 마음 먹으며 회사를 탈출한다. 

 그러나 중간에 만난 임산부와 그의 남편 때문에 불필요한 과속을 하게 되고 빙판길에서 미끄러진 그녀의 차는 대형 사고를 당하며 심각한 부상을 당하고, 그 자리에서 차를 폭파시키는 결정을 하게 되며 소설은 마무리 된다. 

 

 짧은 소설은 아니지만, 손을 뗄 수 없을 만큼 신선하며 생각할 것들을 많이 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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