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설/유럽 소설

비둘기(Die Taube) - 파트리크 쥐스킨트(Patrick Süskind)

by YK Ahn 2022. 1. 26.
반응형

 몇권의 책들을 읽다가 재미가 없거나, 영어 실력이 모자라서 읽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거나, 혹은 아예 이해를 못하고 있거나 등의 이유로 계속 완독을 실패하다가, 결국은 다 포기하고 얼마전 한국에서 아버지가 보내주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오랜만에 읽는 단편소설인데, 단편소설들이 간결하지만 강력하고 압축된 이야기이다. 전쟁통에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주인공 조나단 노엘은 파리로 건너와서 은행의 정규직 경비원이라는 행운과 저렴하지만 아늑한 방을 구하는 행운을 얻게 된다. 가진 것을 모두 잃고 온 도시에서 최소한의 짐만을 가지고 단칸방에서 조촐하게 살면서, 매우 규칙적인 간결한 삶을 살고, 그러한 삶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던 노엘은 50대에 어느날 자신의 방이 있는 건물에 날아든 비둘기 한마리 때문에 생긴 하나의 무질서가 그의 삶에 있어서 혼돈을 만들고 이로인한 짜증과 분노를 느끼며, 자신의 삶의 존재에 대해 무의미함까지 도달하여, '내일은 자살해야지'라는 생각까지 이르게 된다.

 비둘기 한마리가 몰고온 이 혼돈 속에서, 그 비둘기ㅇ에게 내쫓겨나듯 거리로 나와 호텔에서 그날 밤의 잠을 청하던 그는, 한밤중에 겪은 천둥, 번개 그리고 비와 함께 깨끗히 씻겨내려간 듯, 다시 평온을 되찾고 아무렇지 않게 다시 집으로 향하여 자신의 안락한 방, 즉 다시 삶의 이유를 찾는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