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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북미 소설

World War Z (세계대전 Z) - Max Brooks (맥스 브룩스)

by YK Ahn 2020.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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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예전에 봤던 동명의 소설 [World War Z]가 재밌어서, 서점에서 눈에 띄자 사놓았다가 이번에 읽게 된 책이다. 

 

 영화에서도 나왔다시피 전세계적으로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게 되어 온세상이 패닉에 빠지게 된 상황에 대한 내용인데, 때마침 현재 중국에서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바이러스 때문에 모두들 문을 걸어잠그고 외출시 마스크와 심지어 고글 및 장갑도 착용하여 다니는 현 주변상황과 맞물려, 소설을 읽는 내내 이게 소설 속 내용인지 실제인지 가끔 헷갈리는 으스스한 느낌으로 읽게 되었다. 

 

 게다가 책에서 나오는 이 바이러스의 진원지 또한 중국이었고, 이 바이러스가 주변국들과 전세계로 번져나가는 현재 이 우한바이러스가 퍼지는 상황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상황적으로 비슷하다보니, 매일 매일 감염자 수와 사망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 책을 읽기에는 매우 적절하면서도 편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어쨌든 이런 소름돋는 상황적 배경에서 읽은 책인데, 우연치 않은 상황이 만들어준 배경에 의해 책은 의도치 않게 매우 공포스러웠지만 이 상황에 없었다면 과연 이정도였을까 싶을 정도로 약간의 실망을 안겨준 책이기도 하다. 

 

 책 내용으로 돌아가면, 책의 표지에서 써 있듯이 이 책은 전세계가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좀비가 되어 멀쩡한 사람들을 다시 공격해서 감염시키고 이렇게 공격받은 사람들은 다시 좀비가 되어 전세계적으로 모든 국가 시스템이 붕괴되고, 이 좀비와의 전세계적 전쟁 (Z war) 이후에 다시 재건된 사회에서 이 '전쟁의 역사'애 대해서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써내려가는 형식의 '구전 역사'적 소설이다.

 

 중국 총칭(重庆, 중경)에서 시행된 거대한 댐 공사는 하천 주변의 마을들을 모두 수몰시키고 이 마을들에서 알 수 없는 병에 전염된 사람들이 나오는데 이 병에 걸려 죽었던 사람들이 다시 살아나 '좀비'가 되고 주변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중국 정부는 이 사실에 대해서 은폐하지만 이미 중국 내부에는 이미 소문이 퍼지기 시작해 사람들이 다른 지방이나 국가로 피신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이미 감염되었지만 그를 숨기고 타국으로 입국하는 사람들, 몰래 밀입국하는 사람들, 그리고 중국이 늘 의심받는 '정치범의 장기 밀매'에 의하여-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장기도 포함하여- 더 많은 나라로 바이러스가 퍼지게 되어 결국 세계 각국에 거의 동시 다발적으로 좀비 바이러스 및 좀비들이 창궐하게 되는 전세계의 파멸을 가져오게 된다. 

 

 중국의 정보 은폐에 의해, 처음 이 전염병의 창궐을 맞이한 곳은 남아프리카인데, 남아프리카에 이를 '광견병'으로 잘 못 오인하여, 살아있는 시체가 아닌 단지 광견병에 걸린 사람들로, 즉 치료 가능한 살아있는 사람으로 착각하여 더 많은 인명피해를 보게 된다. 이후 미국, 일본, 러시아, 유럽, 이스라엘, 브라질 등등 전세계에 좀비가 출몰하게 되고 그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각 국가는 완벽한 국가 시스템의 붕괴를 맞이하게 된다. 

 

 이후 각 국가는 나름대로 자신들의 상황에 맞게끔 대처하게 되는데, 미국은 로키 산맥을 지리적 최후 방어선으로 정하여 로키산맥 서부를 중심으로 전선을 정비한다. 동명의 영화와 일치하는 거의 유일한 국가인 이스라엘은 영화에서와 같이 높은 벽을 쌓아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방식을 택한다. 이 때 이스라엘은 지리적으로 취약한 도시들에서 모두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벽을 쌓는데, 예루살렘에서도 철수하게 된다. 또한 피난민에 의핸 처우에 의해 발생된 파키스탄과 이란과의 갈등은 두 국가간에 핵전쟁을 야기하기까지 한다.

 

 중국은 일제시대 때 국민당과 공산당간의 내전이 있었던 것을 따라한듯, 이번에는 자유파와 충성파로 나뉘어 내전을 하다가 당시 중국의 최고 기술의 집합체인 핵잠수함을 가지고 있던 자유파가 충성파의 사령부에 미사일을 떨어뜨리며 내전을 끝내고 좀비와의 전쟁을 시작하게 된다.

 

 영화에서는 북한이 모든 국경을 폐쇄하고 인민들의 이를 모두 뽑아 마치 좀비에 안전한 지역이 된 것으로 나오나, 책에서는 그 내용이 많이 다르다. 북한이 모든 국경을 폐쇄하고 남한과 중국과의 모든 접촉을 끊고 고립을 선택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북한은 사람이 전혀 살지 않는 유령 국가로 변하게 된다. 즉 북한은 책에서는 완전히 멸망하게 되는 국가로 나오는데, 아마 모든 사람들을 지하 벙커로 대피시켰으나 이 밀폐된 공간에서 발발한 좀비에 의해 모두 죽게 된 것이 아닌가로 추측되며, 북한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이마저도 추측으로 나온다.

 

쿠바는 이 좀비와의 전쟁에서 가장 이득을 본 국가로 나오는데, 섬이라는 지정학정 이점과 사회주의라는 정치적 이점을 통해서 피난민 및 밀입국자들을 완벽히 격리/통제하고 사실상 가장 안전한 국가로 알려지게 됨에 따라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얻게 되며, 전쟁 이후 조차 쿠바 화폐인 페소는 가장 안전한 화폐로 등극하게 된다. 일본은 완전한 국가 파멸의 사태에서 극적으로 회생하게 되나, 일본 현대인들의 폐쇄적 그리고 자포자기적 사회적 성격으로 인해 가장 자살이 많았던 국가가 된다.

 

 어찌어찌하여 살아남은 사람들은 다시 군대를 조직하고 생존 방법을 터득하고 배워서 좀비와의 전면전을 실시하여 결국은 국가들이 차례차례 본래의 영토를 되찾아 가게 된다. (여기서도 미국의 패권주의와 아메리칸 정신등이 나오기는 한다.)

 

 전쟁 소설들이 그렇듯이, 이 책도 이 전쟁에 의해 우리가 잃은 것들에 대한 성찰(?)이 나오는데, 이는 물질이나 영토, 가족이나 사회등이 아닌 우리 가슴 속 혹은 머릿속에 있는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이며 다시는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다는 이런 말들은,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독일군인이 전쟁에 의해 황폐해져가는 모습을 그리는 [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 (서부전선 이상없다)] 을 많이 '참조'한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이 책을 소설 속에서 거론하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중간 중간 쉬다 본 집밖의 텅빈 거리를 보며 으스스한 느낌을 받으며 읽었던 책이며, 시기적으로 읽기에 좋으면서도 안 좋은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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