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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과학/정치 & 경제

소유의 종말 (The Age of Access) - 제러미 리프킨 (Jerermy Rifkin)

by YK Ahn 2018.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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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의 흐름을 말하는 책을 20년 가까이 지나서 읽기에는 좀 늦은 감이 없지만, 늘 책장 속에 굳건히 꽂혀있던 모습이 못내 아쉬워 부모님에 갔을 때 가져왔다가 다시 최근에야 읽게 된 책이다. 


 책의 내용은 우선 접어두고, 번역서를 출간할 때는 기본적으로 책의 제목은 그대로 두는 것이 맞지 않을까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원제는 The age of access이고 직역을 한다면 '접속의 시대'가 될 것인데, 한국어 번역본은 '소유의 종말'이다. 물론 책이 잘 팔리게 하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제목을 거는 것이 출판사 입장에서는 좋지만, 그래도 저자의 목적이나 논지를 벗어나지는 않게 해야 하지 않나 생각되는데, 저자 제러미 리프킨은 책의 어느 곳에서도 소유라는 것이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고 한적이 없다. 다만 이제 다가오는 시대는 과거의 소유로 대변되는 자본주의 사회가 아닌 접속이 자유나 자본주의를 대변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소유라는 것에 대해 종말을 선언할 정도로 편협하거나 무지하지 않고, 접속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소유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견하는 것이 책의 논지라고 생각된다. 다시한번 한국어 번역본의 한계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아도 되는 것일까.


 책은 사실 한권이지만 내용은 완전히 혹은 상당히 다른 두 내용이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어떻게 소유의 시대에서 접속의 시대로 바뀌어져 가는지 각각의 영역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 부분인데, 사실 내용은 1부안에 있는 각 장마다 거의 비슷하다. 처음에는 20년전에 벌써 이런 생각을 했구나라고 생각들다가도 계속적인 그리고 거의 똑같은 논리가 계속되다보니 약간 잔소리나 훈계까지 들릴정도이긴 하다.  


 이전 소유의 시대에는 얼마나 많은 것을 그리고 어떤것을 소유했는지가 개인이나 집단의 성격 혹은 성질을 대변하였고 서로간의 소유권에 대한 규칙이 자유와 법의 중앙에 있었다면, 접속의 시대에는 얼마나 많은 곳에 그리고 어떤 곳에 접속을 할 수 있느냐가 지표가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글을 읽다보면 약간 비지니스 지침서인가라고 느낄 정도로 다양하고 세밀하게 접속의 시대의 흐름에 대해 이야기한다. 


 2부에 들어가면 주제의 중심이 상당히 이동하는데, 접속과 소유에 대한 내용보다는 접속의 시대에는 경험의 접속이 중요시 되기 때문에 전통, 취미, 여행등 인간사에서 아직 자본주의를 떠받고 있는 문화가 자본주의에 의해 잠식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걱정이다. 많은 것들이 소유가 아닌 즉흥적인 접속과 경험의 목표가 되기 때문에 기존의 전통문화등들도 값싼 체험생활이 되어 자본주의 시장에서 상품화되어버리면, 인간이 만들어낸 자본주의 사회를 떠받치고 있던 문화라는 것을 회사가 재무상황이 좋지 않으면 자본 잠식에 들어가는 것과 같이 문화 자본 잠식에 들어가 결국 문화를 고갈시켜 버리게 되고, 이후 남는 것은 껍데기 상품밖에 남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이다. 


작가가 말한 내용들은 사실 이제는 너무 익숙한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인터넷에 접속하고, 웹사이트의 접속 권한이 알 권리를 대변하며 여행과 체험을 얼마나 많이 했느냐가 삶에 있어서 하나의 척도가 된 사회에서 (여행이나 체험은 사실 나의 것이 아닌 남의 것을 잠깐 들여다 보는 것이기 때문에 접속의 대상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많은 것들이 점차 공유의 대상이 되어가는 그리고 그것들이 자연스럽게 생각되는 현재의 사회에서, 인터넷이 아직 걸음마 수준이었던 2000년에 이러한 사회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던 작가의 모습을 떠올리면 '이 사람 또한 대단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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