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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아시아 소설

아Q정전 (阿Q正传) - 루쉰 (鲁迅)

by YK Ahn 2018.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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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인터넷을 보다가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꼭 읽어야할 책 100'중에 아Q정전이 있는 것을 보고 이번에 한국에 갔을 때 사왔던 책이다. 중국어를 빨리 공부해서 중국어로 읽고 싶었지만, 아직 초급단계의 중국어 실력과 게으름으로 인해 그냥 번역본으로 읽기로 하였다. 


 책 제목은 아Q정전이지만 아Q정전만 있는 것은 아니고, 루쉰의 소설 중 10편을 묶어서 나온 번역서이다. 아Q정전 외에 광인일기, 쿵이지, 약, 고향, 복을 비는 제사, 비누, 홍수를 다스리다, 관문 밖으로 등이 있다.  


 중국에 살면서 느꼈던 특이한 점 중 하나는 타인에 대해서 '오지랍 넓게' 간섭하지 않는다는 개인주의이다. 상대가 나와 친하든 친하지 않든 그 사람이 하는 행위나 행동에 대해서 별로 개의치 않으며,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일반 사람들과 똑같이 대한다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는 몸이 불편한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서로가 불편해 하고 심지어 아직도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사람들이 꽤 있지만, 중국은 그런것이 전혀 없다. 


 중국이 가지고 있는 이런 문화가 신기해서 중국 친구들에게 가끔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러면 보통 중국사람들의 대답은 중국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서로 신경쓰지 않고 우선 나만 잘되면 된다고 생각한다라고들 대답하는데 사실 잘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그러다 이 루쉰의 소설선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중국의 근대 문화에는 타인의 삶이나 생명, 운, 건강 등 아무리 중요한 것들도 타인의 것이지 나와는 전혀 무관한 것, 즉 완전히 다른 세상의 것이어서 신경쓸 하등의 가치도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책 속의 여러 소설 속에서 매우 일관되기 나오는 것들은 소설 속 인물의 비극은 전혀 관심도 없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것이다. 나와 친했던 혹은 친근한 사람이지만 그 사람이 거지가 되던, 하반신 불구가 되던, 어디서 죽어버리던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며, 내 집에서 일하는 하녀가 중국 전통문화의 비극속에서 불행하게 죽어가는 상황 속에서도 그녀를 버려두고 우리 집은 행운을 비는 행사를 찬란하게 진행해야 하는 등, 루쉰은 중국인의 삶과 생각을 너무 아플정도로 현실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근대의 중국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물질이나 개방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과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글을 쓰고 있었을 작가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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