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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북미 소설

A Little Life (리틀 라이프) - Hanya Yanagihara (한야 야나기하라)

by YK Ahn 2024.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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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달전에 인터넷을 보다가 우연찮게 이 책에 대해서 스치듯이 언급한 것을 본 적이 있다. '너무 슬프고 충격적이라서 책을 읽고나면 한동안 충격에 빠져 있다는....' 내용이 궁금해서 우선 책을 사 놓고, 당시 보고 있던 책을 다 읽고 나서 가볍게 읽을겸해서 읽게 된 책이다. 가볍게 읽으려고 시작했지만, 정말로 마음을 무겁고 그리고 슬프게 만들었던 책이다. 읽는 동안 한숨을 쉬게 만들고 갑자기 눈물 흘리게 만들며, 심지어 읽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몇일동안 책에서 손을 떼기도 했었다. 
 이야기는 4명의 친구들인 주드(Jude St. Francis), 윌럼(Willem Ragnarsson), 말콜(Malcolm Irvine), J.B. (Jean-Baptiste)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초반이 조금 지나면 그 중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 절대 말하지 않는 주드에 대한 내용으로 이동한다. 소설을 진행되면서, 소설 속에서 인생이 흘러가면서, 주드가 절대 말하지 않았던, 그의 인생에서 안나(Anna)와 그의 친구이자 큰형같은 그리고 그의 주치의 같이 도와주는 앤디(Andy), 그리고 그의 연인이 된 친구 윌럼에게만 말했던 그의 과거의 비밀들이 하나씩 밝혀지게 된다. 사실 그가 죽기 전 그의 심리상담사에게도 얘기하고 마지막으로 그에게 언제나 친절하고 베풀기만 했던 그의 양아버지인 해럴드(Harold)에게도 편지형태로 그의 과거의 비밀을 얘기하기는 한다. 
 간략하게 얘기한다면, 주드는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서 수도원의 쓰레기통에 버려지게 된다. 그는 수도원에서 유소년기를 보내지만, 수도원 또래 형제들에게 따돌림과 구타를 당하고, 어른 수도원 형제들에게는 학대와 폭행 그리고 성폭행을 당하며 (주드는 남자아이이다) , 그곳에서 벗어날 날들만을 꿈꾸며 지내게 된다. 그러다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자신에게 언제나 친절하고 자상하며 자신에게 여려 지식을 가르쳐 주던 어른이었던 루크 형제(Brother Luke)가 자기와 같이 이곳을 도망치자고하여 같이 따라나선다. 루크는 주드에게 낮에는 수업을 가르치지만 밤에는 모텔에서 다른 남자에게 잠자리를 갖게 하여 돈을 벌게 한다. 학대와 성폭행, 폭행과 구타를 당하는 수도원과 비록 자신이 원하지 않는 매춘을 해야 하지만 자신을 학대하거나 구타한 적도 없고 심지어 자신에게 욕이나 심한 말조차 한 적이 없는 그래서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루크)와 같이 사는 삶 중 무엇이 더 나은 것일까라는 고민을 어린 주드는 하게 된다. 이런 자신이 싫고 더럽고 자기 혐오에 빠지게 되어 자기 학대를 시작하게 되자 루크는 면도날로 자신의 팔목을 그어 자해하는 방식을 주드에게 가르쳐 주게 된다. 이런 모텔에서의 끔찍한 매춘의 날들은 어느날 그들이 머문 모텔방에 경찰이 들이닥쳐 당시에도 지명수배자였던 루크를 체포하며 일단락된다. 
 경찰에 의해 고아시설로 보내진 주드는, 뜻밖에도 그의 똑똑함과 루크가 가르쳐 주었던 수업들로 인해 명석함이 눈에 띄지만, 역시 그곳에서도 상담자들에 의해 구타와 성폭행을 끊임없이 당하게 된다.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다시 시설로 데려다주는 상담사는 늘 그를 성폭행했는데, 그 중 그날 담당자가 악질적인 상담사인 것을 멀리서 보게 되어 그는 다시 학교로 돌아가 숨지만 이내 발각되어 몇일동안 기절할 정도의 폭행을 당하게 된다. 이후 시간이 흘러 체력을 다시 회복하게 된 주드는 어느날 밤에 시설에서 도망친다. 우선 무작정 뛰어 시설에서 최대한 벗어나고 그들이 그를 찾지 못하게 숲으로 들어가 도망치다가 히치하이킹을 하며 시설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려고 한다. 하지마 히치하이킹의 대가는 역시 매춘이었고 그는 그렇게 또다시 매춘을 하며 히치하이킹을 하며 도망치지만, 성병에 걸려 한 휴게소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게 된다. 
 다시 깨어나고 나니 한 운전자에 의해 구조되어 그의 집에서 밥을 먹고 기운을 차리며 그에게 항생제와 같은 약을 주는 운전자는 그를 자신을 트레일러 박사(Dr. Traylor)라고 소개하며 그를 결국 지하실에 '가둔다.' 그가 성병에서 회복이 되자 결국은 주드를 강제로 성폭행하는 트레일러 박사에게서, 주드는 도망치는 시도를 하지만 그의 체력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게 조절하던 박사에 의해 다시 잡혀오게 된다. 박사에게 잡혀와 다시 기절할 때까지 구타를 당한 주드는 한동안 그 지옥같은 생활을 반복하게 된다. 어느날 트레일러 박사는 그에게 질렸으니 박사 그 자신이 원하는 방식에 원하는 날 그를 풀어주겠다고 얘기한다. 주드에게 음식을 주지않아 기진맥진할 때까지 만든 박사는, 그를 벌판으로 데려가 이제 도망치라고 얘기하며 트럭으로 그의 뒤를 바짝 뒤쫓아 간다. 결국 힘이 모두 빠져 일어날 수조차 없게 된 주드를 트레일러 박사는 트럭으로 밟아버린다. 

 주드는 이 끔찍한 과거에서 살아남았지만, 트레일러 박사에게서 도망치던 그날의 밤이 그의 인생에 있어서 그가 달릴 수 있었던 마지막 날이었다. 병원에서 안나라는 보조간호사에게 처음으로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 일기를 써서 알려준다. 하지만 이후 안나는 암으로 죽는다. 
 자신의 끔찍했던 과거를 잊고, 그리고 과거의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서 살고 싶지만, 지옥같은 유소년기 16년은 평생에 결친 악몽과 파괴적인 자기혐오, 철심이 박혀서 기형이 된 척추로 인해 정상적으로 걷기 힘든 다리와 예상치 못한 때에 찾아오는 기절할 것 같은 통증들로 인해, 숨길 수도 없고 도망칠 수도 없는 현재 진행형의 악몽같은 삶을 살게 된다. 똑똑하며 말쑥하고 인내심이 강하며 누구나 좋아하는 주드는 사실, 밤에 자신의 손목을 긋지 않으면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갈 수 없는, 가느다란 선으로 지탱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이후 성인이 된 주드는, 자신의 친구들과 주변에서 가정을 꾸리는 모습을 보고, 자신에게도 계속 시도해 보라고 하는 사람들의 권유에, 평생 감히 꿈꾸지도 못했던 연인관계를 시작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연인관계를 시작한 칼렙(Caleb)이라는 남자는 사회적으로 성공하였지만, 매우 폭력적이고 미치광이에 가까운 모습으로 주드를 구타하고 성폭행하여, 주드는 자신이 그렇게 잊고 싶어했고 20년동안 남들에게 그리고 자신에게도 감추려고 했던 자신의 과거들과 다시 마주하게 된다. 수도원 -> 루크형제 -> 히치하이킹 -> 테일러 박사  -> 칼렙으로 이어지는 이 잔인하고 끔찍한 사람과 사건들이 주드의 행복하지 않았던 인생에 있어서의 비극들이다. 
 그는 자신의 교수였던 해럴드의 양아들로 받아들여지고, 그를 늘 걱정하고 언제나 끊임없이 도와주는 친구들과의 행복한 생활 속에서, 그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인 윌렘과의 연인으로서의 기간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하지만 자신의 과거를 보상받았다고라고까지 (소설에서 이렇게 말하지는 않는다) 말할 수 있는 윌렘과의 삶은, 그와 또다른 가까운 친구인 말콤이 같은 교통사고로 죽게되며, 주드에게 삶의 의미에 대해서 물음표를 던진다. 그의 유일한 '사랑'이자 가장 까운 친구인 윌렘의 죽음, 그리고 자신에게 항상 잘해주고 그의 삶을 항상 훨씬 더 쉽게 해준 말콤의 죽음, 하지만 친구 중에서 유일하게 자신에게 너무나도 깊은 상처를 주었던 J.B.의 남겨짐. 마지막으로 윌렘의 죽음 후 앤디의 '곧 은퇴' 선언은, 주드에게는 그가 그토록 회상하고 싶지 않은 자기 과거에 대한 복기를 의미하게 된다. 그의 주치의인 앤디가 은퇴하여 다른 사람이 주드를 관리/치료해 주어야 한다며, 주드는 왜 자신의 다리가 결국은 절단되어야 했는지와 그의 등과 몸 곳곳에 남아 있는 흉터와 아물지 않은 상처, 그리고 그의 끊임없는 자해의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트레일러 박사, 히치하이킹, 시설과 루크 형제 그리고 수도원에 대한 얘기등 자신의 과거를 다시 들어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가 어릴 적 사랑했지만 그를 이용하고 그의 유년시절은 파괴하고 지금의 그를 만들게 했던 루크형제도 죽었다. 그가 성인이 되어 진정으로 사랑했던 윌렘도 죽었다. 윌렘 다음으로 가장 가까운 친구인 말콤도 죽었고, 그의 안식처이자 큰형같은 앤디는 은퇴하게 된다. 앤디의 은퇴는 30~40년동안 자기 파괴적인 자해등을 통해 자기자신에게 조차 기만하고 싶었던 과거를 다시 들춰내야 하는 상황을 의미하게 되는데, 주드는 그리고 작가는 우리에게 묻는다. 도대체 주드가 이렇게 힘든 삶을 이어나가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의 인생은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고통과 슬픔만이 남은 듯한 삶이 이런 모든 고통을 끝낼 수 있는 죽음을 압도하는 이유가 있는 것인지. 소설에서 주드는 윌렘이 죽은 후 3년동안 탐색하였던 듯 하다. 그리고 동맥에 직접 공기를 집어넣어 과거의 몇번의 자살 시도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결국 그의 고통스러운 삶을 끝내게 된다.
 40대에도 50대에도 주드가 아직도 20대와 같은 생각과 고통에 빠져있는 것이 약간 이해가 안되기는 하였지만, 삶의 초반 15년을 저런 지옥 속에서 살다나온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소설의 마지막에 주드는 자신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계속 자신이 계속 살아야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냐고 묻는다. 확신할 수도 없고 가슴만 아픈 대답들은 머리 속에서 단어로 그리고 문장으로 만들고 싶지 않을 정도로 괴롭게 만든다. 
 미국 뉴욕판 <천개의 찬란한 태양>을 읽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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