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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북미 소설

The Grapes of Wrath (분노의 포도) - John Steinbeck (존 스타인벡)

by YK Ahn 2018.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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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이었나 인터스텔라 영화를 보다가 그 모래바람이 날리고 척박하고 건조한 배경을 보니 왠지 영화의 배경의 모티브가 이 책의 배경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슷하다. 물론 인터스텔라는 미래의 얘기인 반면, 분노의 포도는 1930년대가 배경이다.

  1930년대 미국 및 전세계를 휩쓴 대공황으로 인해 미국 중남부 오클라호마 서민들의 삶이 어떻게 변하게 되는지, 사실은 얼마나 비참한 삶을 살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와중에 자본가 및 기업들이 어떻게 이들을 빈곤의 끝까지 밀어붙이고 비참함을 맛보게 해주었는지를 보여준다.


 소설에서 주인공 집안은 소작농이었으나, 사람이 많이 필요한 수작업에서 한명이 30명분의 일을 할 수 있는 트랙터를 이용한 농업으로 바뀌면서 일터와 집을 잃은 사람들이 서부 캘리포니아의 포도 농장에 사람이 필요하다는 전단지를 보고 대규모 이동하는 그 과정과 도착한 캘리포니아에서 겪게되는 비인간적인 일들을 매우 담담하지만 무게있게 다루고 있다. 읽다보면 미국 소설 중 고전명작이라고 부르는 소설들이 가지는 공통적인 느낌을 받게 되는데, 그 특징은 사실 매우 충격적이고 당황스러운 사건을 차분하게 다룬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혀 가볍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고, '그래도 사람은 이렇게 살아가고 그렇게 인생은 흘러간다...'라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삼촌, 나, 여동생(?), 전 목사, 사촌내외 등 이렇게 대가족이 희망에 가득차서 시작한 서부로의 여정에서, 돈이 없어서 혹은 사고로, 또는 여러가지 이유로 점점 뿔뿔이 흩어지거나 헤어지게 되는 상황들을 계속 맞딱드리게 되는데, 언젠가 책을 읽던 중간에 문뜩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라지게' 되었는지 헤아리다가 한숨이 나올 정도 였다. 어머니가 가지고 있던 캘리포니아에 도착하면 '열심히 포도밭에서 일하면 몇달 몇년이 지나고 나면 우리도 집을 살 수 있을 거야, 하얀집을 사야지...'라는 희망의 시작이, 노숙자 텐트 속에서 생활하며 당장 음식을 살 돈이 없어 헐값에 자신의 하루의 노동력을 팔아야 하는 상황과 빈곤에 의해 오는 배고픔과 부끄러움등 절망적인 상황으로 치닫게 되는 과정을 지켜봐야 하는 아픔이 있는 책이다. 책을 읽는 동안에도 계속 답답함과 한숨이 나올 정도이며 '아...왜 인생이 이렇게 힘든가...'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들은 매우 용감하고 담담하게 그 상황들을 버텨내는 것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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