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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과학/사회 & 사회비평

권력의 종말 (The end of power) - 모이제스 나임 (Moises Naim)

by YK Ahn 2020.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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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종말'에 관한 책들은 확실히 시선을 이끈다. 하지만 '종말', 'End'의 의미는 너무나 강력한 나머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조금이라고 약해질 경우 오히려 그 부정적인 효과를 만드는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인 [권력의 종말]도 비슷한데, 저자 모이제스 나임이 말하는 것은 '종말'이 아니라 잘해봐야 '쇠퇴' 혹은 '분산'의 의미가 강한 듯 하다. 처음에는 전세계적으로 기존의 권력은 계속해서 약해지고 있으며 권력자들은 그들의 권력을 잃기는 더욱 쉬워졌지만 그를 사용하기에는 더욱 어려워졌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중간 중간에, 그리고 후반에 가서는 결국 권력이 분산되고 혹은 일부에게 더욱 집중되고 있다는 아이러니한 주장도 간간히 곁들이며,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라는 혼란을 주며 지루한 잠을 선사하기도 하였다.
 
 책은 1부는 새로운 힘의 등장, 2부는 거대세력과 미시세력, 3부는 권력의 종말, 그 이후의 시대로 구분되어 있다. 1부에서 저자는 기존의 권력들이 어떻게 쇠퇴해가고 있으며 기존의 거대 권력들이 얼마나 무기력해져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여러가지 사례를 들어가면서 얘기한다. 그리고 이러한 권력의 쇠퇴는 3가지 혁명, 즉 양적 증가 혁명, 이동 혁명, 의식 혁명에 의해서 진행되었다고 설명한다. 
 
 2부 거대세력과 미시권력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의 거대권력과 새로운 미시권력들이 다투며 거대권력의 힘이 빠져나가는 사례들을 들어간다. 정치, 경제, 군사, 기업 등 워낙 여러분야의 예들을 병렬식으로 나열하다보니 가장 읽기가 힘들었던 장인데, 저자의 계속되는 '거봐, 내가 맞잖아'라는 식의 사례들기로 이 부분을 끝까지 읽는데 엄청나게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나중에는 읽되 읽고 있지 않는 상태로 넘겼던 것 같다...
 
 3부 권력의 종말, 그 이후의 시대에서는 권력이 없어지지만 새로운 권력이 생기고 혹은 권력이 이동하거나 분산되는 상황이 심해질 미래에 대한 걱정과 준비에 대한 얘기로 마무리를 짓는데, 읽다가보면 저자는 마치 현재 일어나는 권력의 변화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있는 듯한 생각마저 들게 하지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헤게모니가 없어진 상황에서 나타나는 무정부상황에 대한 걱정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권력의 변화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 감명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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