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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과학/심리학

포르노 보는 남자, 로맨스 읽는 여자 (A Billion Wicked Thoughts) - 오기 오가스(Ogi Ogas), 사이 가담(Sai Gaddam)

by YK Ahn 2020.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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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기 오가스(Ogi Ogas)와 사이 가담(Sai Gaddam)의 [A bilion wicked thoughts] 라는, 직역하자면 '수많은 짓궂은 생각들'이라는 책은 [포르노 보는 남자, 로맨스 읽는 여자]라는 더욱 묘사적인 제목으로 번역되어진 책이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와 비슷한 류의 책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하기도 한데, 특이한 것은 이 책의 저자들이 심리학이나 생리학자들이 아닌 모델링을 통한 생물학적 예측을 하는 공돌이에 가까운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남자와 여자의 차이점, 예를 들어 왜 남자는 포르노를 보고 여자는 로맨스를 읽는 것인가라는 등의 답을 찾는데 있어서 호르몬이나 심리학적 접근보다는 데이타 베이스에 근거한, 대부분이 Pornhub이라는 캐나다 포르노 사이트의 search 결과를 통한 행동주의적 접근 방식을 사용한다.

 

 <남자와 여자가 실제로 '하고 있는 짓'에 대하여>라는 Chapter 1은 남자와 여자의 성에 대한 질문과 연구는 그에 대한 바이블처럼 일컬어 지는 '킨제이 보고서'외에는 사실 거의 없고 이는 사회적 타부에 의한 것인데, 인터넷은 이러한 어려움에 대한 답을 이미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즉 포르노 사이트의 사용 내역을 확인한다면 사람들이 찾는 것과 원하는 것, 그 대상과 대상을 쫓는 사람들 모두 알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후 이어지는 각 chapter들에는 서로 약간씩 다르거나 조금은 비슷한 내용들을 조금씩 더 깊게 파악하고 있는데, 궁극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성적 환타지는 다르며, 이 환타지를 쫓는 방법도 다르다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를 조금 더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게이에 대한 내용도 많은 부분을 할애하며, 게이는 과연 남성에 가까운가 여성에 가까운가라는 흥미로운 내용도 다룬다. 

 

 결론적으로 남자가 포르노에 집착하는 이유는, 남자의 성적 신호는 시각 신호에 거의 절대적 의존하며 감성적인 면은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지배-복종 구조에 대한 상황적 신호는 영향을 꽤 미친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남성은 감성적이나 심리적인 스토리나 플롯이 전혀 없고 오직 과장된 여성의 신체와 남성의 성기- 재미있는 사실은 여성들이 남성의 성기를 검색하는 빈도보다 남성이 남성의 성기를 검색하는 빈도가 월등히 높다고 한다-가 화면에 가득한 포르노에 반응하게 되며, 포르노에 나오는 스토리 또한 감성적 흐름이 아닌 지배-복종에 대한 매우 단순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여성들은 시각적 신호에 전혀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여성들도 남성의 몸에 대한 관심이 높으므로) 감성적인 상황이나 자기 주변의 반응등에 더 영향을 받으며 이에 따라 여성의 성적 환타지는 남성의 것보다 훨씬 복잡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 과장된 성기들이 화면에 가득찬 포르노는 감성적 흐름이 없어 굉장히 공격적으로 느껴지게 되어 거부감이 느껴지지만, 노골적인 표현이 거의 나오지 않는 로맨스 소설들은 여성들에게 포르노와 같은 강력한 성적 환타지를 느끼게 한다고 한다. 또한 여성들이 남성의 몸을 보는 방식은 남성들이 여성들의 몸을 보는 방식과 매우 다른데, 시각적 신호에 강한 반응을 일으키는 남성과는 달리, 여성들은 남성의 성기가 아닌, 원시적으로 혹은 원초적으로 집단 내 '강한' 자의 상징인 넓은 어깨, 큰 키, 낮은 목소리, 탄탄한 근육등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복잡한 여성의 이상형은 사실, 남자들이 갖는 비현실적인 몸매의 여자와 비슷하게, 권력자에 대한 환상인데, 이런 신체적 '강함'의 표시들은 신체적 강함과 사회적 강함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여성들에게 어필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왜 여자들이 굳이 돈을 내지도 않고 혹은 적은 돈을 받으며 인터넷에 자신의 사진과 비디오를 올리는지에 대한 설명도 하는데, 남성들이 지배와 복종의 환타지가 있는 것처럼, 여성들도 자신의 '치명적 매력'이라는 환상 때문에 자신을 보기 위해서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남자들에게 옷을 벗어던지고, 불행한 끝을 보게 될 확률이 매우 높은 유부남들과의 위험한 관계를 지속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책을 사왔을 때, 회사 동료가 읽어보고 싶다고 해서 빌려줬다가 나중에 다시 받은 책이라서 그런지 다른 이유때문인지, 내게는 이제는 떠난 그를 생각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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