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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과학/심리학

꿈의 해석 (Die Traumdeutung) - 지그문트 프로이트 (Sigmund Freud)

by YK Ahn 2018.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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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입문>을 읽은 후 그의 또다른 '대작'인 <꿈의 해석>을 산 것은 매우 오래전 일이었다. 이유는 기억이 안나지만 이 책을 다 읽게 된 것은 십년 가까이 지난 최근이었다. 하지만 얼마전 책장에서 이 책을 발견한 후 읽기 시작하면서 왠지 이유를 알게 될 것 같기도 하였다. 

 이게 번역상에 오는 문제인지 아니면 원래 이 책이 이렇게 쓰여졌는지 모르겠지만, 우선 글의 문장이 머리 속에 정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처음에는 같은 문장을 몇번씩 읽게 되고 그래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생기다 보니 흥미가 매우 떨어졌던 것 같다. 또한 원서를 번역시에 오는 원작 의미의 정확도의 감소나 원뜻의 왜곡도 있을 수 있겠지만, 저자 프로이트는 이 책에서 생소한 단어들을 매우 많이 사용하고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심리학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일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책 내에서는 단어에 대한 정확한 정의 없이 사용하다보니 뜻들이 매우 모호하여 지고 저자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전달이 잘 안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책이 500페이지가 넘기는 하지만 그렇게 두껍다고 할 수 있는 책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책을 끝내는데는 다른 책들보다 몇배의 시간이 걸린 것 같다.

 프로이트는 사람이 꿈을 왜 꾸는지, 그리고 왜 그러한 꿈이 나타나는지에 대해서 자신의 꿈과 자신이 치료 중이던 환자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꿈을 예를 들면서 설명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꿈은 무의식에 잠재하고 있던 유아적 욕망이나 트라우마들이 소망 충족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나오는 것이라는 것인데, 문제는 이게 적나라하게 나타나는 않는 이유를 '꿈의 자기 검열' 기능 때문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꿈은 뇌 속에 전기적인 반응으로 기억되어 있는 (어떻게 전기적인 반응으로 뇌속에 기억되는지 아직 밝혀진 것이 없지만) 전기적 신호의 패턴들(혹은 반도체와 같은 전하량의 차이)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refresh가 되는 과정(random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내가 가진 이런 해부학적이고 생물학적인 혹은 공학적인 개념도와 프로이트의 개념간의 간극이 크다보니 어쩔 수 없이 비판적은 아니더라도 프로이트의 주장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근 이론 물리학에서 가장 hot한 이론은 '끈 이론 (String theory)' 혹은 '막 이론 (membrane theory)'인데 이 이론들은 굉장히 정교한 수학적 논리에 의해 세워진 거대한 왕국이다. 수학적으로 우주(universe)를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이론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물리학자들, 특히 표준이론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이 이론들에 대해서 난색을 표하는데, 이유는 이 '끈'이나 '막'은 물리적으로 (공학적이나 기술적 문제가 아닌) 증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증명이 불가능한 것은 과학이 아니다'라고 까지 말하는데, 프로이트의 꿈에 대한 주장에 적어도 나에게는 '증명이 불가능한' 논리로 보였다...예를 들어, 꿈의 원동력은 소망 충족의 욕구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작점인데 이 주장을 하기 위해 스스로 많은 명제를 다시 만들어내는 것이다. 즉 소망 충족의 욕구라는 주장과 맞지 않는 꿈들은 꿈이 가진 검열의 결과라고 주장하는데, 도대체 이런 자기 검열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증거란 존재할 수 없다. 심지어 책에서 스스로 자기 주장에 대한 반론에 변호하기 위해 검열은 1차와 2차로 나뉘어지게 된다는 더욱 해석을 난해하게 만드는 논리를 피고 있다. 

 


 물론 이 책이 쓰여진 것이 1900년이니 100년이나 전에 지금의 과학 기술보다 훨씬 적은 정보를 가지고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정말 놀랍다는 것에는 추호의 반론도 없기는 하다.

그러나...아무리 그렇다고 하여도 '이건 좀 심하다'라고 생각되는 부분들이 없지는 않다. 특히 책의 끝부분에서 꿈의 해석의 요점이 되는 부분들이 종종 나오는데 밑의 부분도 그 중 하나이다.


 - 즉, 그때는 전의식이 억압된 관념에 대한 대립을 강화하기 때문에 방어투쟁이 벌어지고, 그 결과 무의식적 소망의 담당자인 전이관념이 증세를 형성하는 타협의 형식으로 진출한다. 그러나 억압된 관념이 무의식적 소망 흥분에 의해서 에너지 충당이 강력하게 되고 있는 반면에, 전의식적 충당으로부터 버림받는 그 순간부터 억압되었던 그 관념은 1차적 과정에 굴복하여 운동성 방출만을 하든지, 아니면 소망된 지각 동일성의 환각적 활동을 지향한다.....-


 여기서 말하는 전의식이라 함은 무의식과 각성의식과도 다른 또다른 무의식의 개념이다. 전의식, 전이관념, 소망충족, 억압, 지각 동일성의 환각적 활동, 소망 흥분에 의한 에너지 충당 등 프로이트는 이런 새로운 개념들을 너무 많이 만들어내며, 그들에 대해서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는다. 즉, 왜 꿈을 꾸는지 설명하기 위해 엄청난 전제조건들과 명제들을 만들어 내거나 차용하는데 그 전제조건들과 명제들에 대해서는 '왜'라는 의문이 없이 '그래야 한다'로 마무리를 짖고 이러한 전제조건과 명제들로 부족한 논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꿈을 매우 복잡하고 안을 볼 수 없는 마술 상자로 만들어 버리는데, 이러한 방식은 일반적으로 현대 과학이 지향하는 방향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느껴진다. 현대 과학은 모든 것을 세분화하고 간단히 하여 최소의 명제만으로 설명하는 것을 원하는데, 프로이트가 보는 꿈은 '예전의 연금술사가 생각하는 화학이 이랬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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