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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과학/물리학 & 천문학

The Elegant Universe (엘러건트 유니버스) - Brian Greene (브라이언 그린)

by YK Ahn 2021.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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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름 물리학도의 길을 걷고 있던 15년정도 전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무엇인가 눈 앞을 가리고 있던 장막같은 커튼을 옆으로 치워주는 그런 느낌이었다. 당시 이 책을 읽었을 때의 희열이 너무 커서, 누군가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망설이지도 않고 이 책을 적극 추천해 주었었다. 그때 나에게 이상했던 것은 이렇게 재미있고 흥미로우며, 플라톤이 말하는 동굴의 벽에 비춰진 그림자가 아닌 진짜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이런 책을 추천하고 나서 시간이 흐르고 난 후, 책이 어땠냐고 물어보면 하나같이 다들 반응이 탐탁치 않았다. 당시에는 대부분 책을 추천했던 사람이 이공계쪽이 아니라 그런가보다 '흥미로운데 나한테는 내용이 너무 어렵다'등의 반응이 나왔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시간이 한참 흘러 올해 초에 뭔가 물리학책이 조금 읽고 싶어서 고민하다가 이 책을 다시 읽기로 하였다. 물론 당시에는 번역본으로 읽었지만, 그래도 예전에 한번 읽었던 책이기도 했고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라 1주일이면 다 읽지 않을까했다. 그런데 왠걸... 2달이 넘어도 도대체 책이 눈에도 잘 안 들어오고 손에도 잘 잡히지 않았다. 중간에 이사하느라 바빠서 책을 제대로 읽을 시간이 없었던 것도 있기는 했지만, 짬을 내서 읽기 시작하며 30분 이상을 넘기지 못하고 너무 졸리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그렇게 재밌게 읽었던 책이었는데,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내가 너무 물리학과는 관계없는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책은 많은 부분이 지루하게 느껴지면서, 당시 이 책을 추천해줬던 사람들에게 미안함도 느끼게 되었다. 

 

 [The Elegant Universe]는 물리학과 더불어 세계 혹은 우주를 이해하는 방식이 시간이 흐르면서, 물리학이 발전하면서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설명하면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이 현재 물리학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두개의 축인지 친절하게 알려주면서 시작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두개의 축은 미시세계를 묘사함에 있어서 서로 대립하는 관계가 되는데 이것이 현대 이론물리학에서 가장 큰 문제라고 알려준다. 그리고 이 골치 아프고, 너무나도 결정적인 결함으로 보여지는 이 두 이론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단계에서 시작된 이론인 끈 이론에 대한 과학 교양서(!?)이다. 

 

 초반에 물리학에 대한 역사적 설명, 그리고 우리 모두의 스타인 아인슈타인이 어떻게 현대 인류의 우주관을 수정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얘기. 그리고 물리학의 다른 축인 미시세계에 대한 설명을 위한 양자역학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 읽어도 흥미롭다. 

이후에 나오는, 이 두 이론의 대립 해소를 위한, 끈 이론의 발명(?)과 발전은 때로는 너무 수학적이고 너무 물리학적인 내용이라 따라가기 어렵기도 하다. 특히 물리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너무나도 익숙한 단어들, 예를들면 보존, 페르미온, 스핀양자수 등이 이제는 기억 저 깊숙한 곳에서 끌어올려야 하기에 책을 읽으면서도 '와...그래 이런 것들을 내가 공부했었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렇게 나에게는 '고대 언어(!!!)'같은 단어들이 난무하는 책을 읽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중간 중간에 3차원이 아닌 10차원 혹은 11차원에 대한 설명이나 상대성 이론의 길이와 시간의 상대성에 대한 얘기, 표준모델과 끈 이론간의 차이 등은 'What?'이라는 표현을 내뱉게 만들면서 10분뒤에는 '도대체 뭐라는겨'라는 표현도 끌어내기도 하였다.

 

 왠지 책을 추천해 주었던 국제정치학도, 철학도, 언어학도, 경제학도, 미술사학도, 심지어 재료학도와 물리학도들을 생각나게 하며 그들에게 잘살고 있냐며 그땐 미안했다라고 말해주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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