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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과학/의학

죽음의 향연 (Deadly Feasts) - 리처드 로즈 (Richard Rhodes)

by YK Ahn 2018.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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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 중반부터 영국에서 심각한 이슈로 등장하기 시작하고 우리나라에는 2000년 초반에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광우병에 대한 다큐멘터리 책이다. 

 예전에 알라딘 서점에서 무슨 책이 있나 보다가 재밌을 것 같아 샀던 책인데, 읽어보니 재밌지는 않고 무서웠다. 질병에 대한 다큐멘터리 책이 이렇게 무서울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며, 책을 읽은 후 지금까지도 고기를 먹을 때마다 책 내용이 생각날 정도로 여파가 크다. 


 우리에게 알려진 광우병은, 사실 완전히 새롭게 생긴 병은 아니고, 사람에게도 백만명 중 한명이 걸리는 희귀하지만 이미 존재했던 질병과 유사하다고 한다. 하지만  파푸아 뉴기니 지역의 원주민의 식인풍습에서 알 수 있듯이 구강 음식물 섭취에 의해 병이 전염이 될 정도로 매우 전염성이 강하다. 동물의 음식물 섭취 경로는 생물학적으로 병균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병원균의 침입을 막기 위해 여러가지 방어책이 준비되어 있다. 그 중 하나는 입과, 특히 위,에서 분비는 매우 강한 산성의 소화액인데, 이 광우병은 구강 음식물 섭취에 의한 전염율이 80%가 넘는다고 한다. 파푸아 뉴기니 지역의 원주민들은 가족이 죽게 되면 여자들과 아이들이 가족의 시체를 먹는 풍습이 있는데, 광우병과 유사한 쿠루병이 남자들과는 다르게 여자들과 아이들에게 매우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고 한다. 여자와 아이들의 생존율이 50%밖에 안될 정도로 여자와 아이들의 발병율이 기이하게 높았으며 나중에 이 식인풍습을 중단하기를 권고하고 교육하여 식인풍습이 없어지자 발병율이 거의 0%에 가깝게 떨어졌다고 한다. 

 

 문제는 이 병이 양에게도 종종 나타나는 병(스크래피)인데, 영국에서 스크레피에 걸린 양의 사체를 소의 사료로 사용하게 되면서 소에게도 전염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병이 매우 충격적인 또하나의 이유는 종간 장벽이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생물학적인 종이 다를 경우, 하나의 종에 있던 병이 다른 종에게는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데 이걸 종간 장벽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광우병은 종간 장벽이 없다. 양의 사체를 먹은 소, 원숭이, 사람, 물고기, 새 등 모든 종을 망라하고 다 같은 병에 걸린다는 것이다.

 또한 구강 음식물 섭취뿐 아니라 이 병에 걸린 사람을 치료했던 모든 것들이 전염경로가 될 수가 있다. 그 말은 병원에서 광우병에 걸린 사람을 진찰했던 도구들이 일반적인 세척 방법으로는 소독이 안된다는 것이다. 매우 강한 자외선이나 끓는 물에서의 소독, 화학 약품등을 사용해서 100% 소독이 안되고 심지어 몇달 뒤에 사용하여도 점염이 된다. 이 병에 걸린 사람이 모르고 치과 치료를 받은 후 몇 달 후 원래 걸렸던 환자도 죽고, 그 환자를 치료 후 1~2달 후 치료를 받았던 다른 환자들과 치료를 담당했던 의사도 모두 같은 증상으로 죽었다. 치과 뿐아니라 안과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났으며, 병원에서 사용하는 소독 방법으로는 전염률을 떨어뜨리는 정도이지 완전하게 소독이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가장 충격적인 것은, 이 병의 병원체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이 문제다. 바이러스인지, 박테리아인지도 모르며, 프리온이라는 핵이 없는 단백질이라는 것으로 현재까지는 알려져 있다고 한다. 핵이 없지만 특성이 전이(유전)가 되는 현상이 나오며 기존의 생물학 개념에 맞지 않는 병원체라는 것이다. 

 병원체의 근본에 대해 확실하게 아는 것이 없다보니 백신이 없다. 현재는 치사율 100%로 이 병이 발병하면 죽기 전에는 병에서 도망칠 방법이 없다. 병이 발병되기 전까지는 정밀 뇌 조직세포 검사를 하지 않으면 감염되었는지 확인이 되지 않으며, 발병하기 시작하면 길게는 몇달 후 사망하는데, 잠복기가 수 주에서 몇십년까지 길다보니 병에 걸린 사람들을 격리시킬 방법이 없으며 주변 사람들과 뒤섞이게 되며 치사율 100%의 병원체가 급격히 빠르게 전파될 수 있다. 

 거의 막을 방법이 없는 병이기 때문에, 저자는 인류 역사상 가장 끔직한 전염병이 조만간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잠복기가 20~30년정도 되는 특성을 가진 광우병의 병원체를 가진 광우병 소들의 사료가 1990년 후반에 영국 정부의 안일한 판단으로 사료의 형태로 전세계에 퍼졌다고 한다. 당시 영국은 광우병을 차단하기 위해 수백만 마리가 넘는 소들을 도축하라고 지시하였는데, (이미 세계의 대부분의 국가에서 영국산 소의 수입을 금지한 상태였다.) 도축된 소들의 사체에 대한 지시를 주지 않았고 더군다가 도축된 소에 대한 보상을 축산업자들에게 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축산업자들이 도축된 소들의 사체를 사료업체에 팔아 넘겼고 이 중 많은 부분이 유럽과 다른 나라들로 퍼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사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소독 작업은 이 병원체의 전염성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1990년 후반에 이 사료들이 전세계로 퍼졌으니 그 사료를 먹은 소들이 다시 인간에게 섭취가 되고 인간 몸에서 잠복기를 거쳐 발병되는 시기가 2020년 전후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수백만에서 수천만되는 사람들이 몇년에 걸쳐 광우병에 걸려 죽게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양과 소의 사체는 장미의 사료로 일부 사용되기도 하는데, 만약 장미를 손질하던 사람이 손에 상처가 있는 상태에서 이 사료에 접촉하게 되면 역시 병에 전염된다고 한다. 이런 위험이 당국에 알려진 후 영국 정부에서 장미를 손질하는 사람에게 장갑과 마스크를 끼고 작업하라는 권고사항이 이유없이 내려왔다고 한다. 


 책에서 이 병에 걸린 동물의 부위에 따라 식용에 따른 전염성의 차이가 나기도 하는데, 특히 뇌를 식용하게 되면 거의 100% 전염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 외에도 다른 부위를 먹어도 그 정도에 차이가 있지 기본적으로 광우병에 걸린 소를 먹게 되면 어떤 방법으로 조리를 하든 잠복기가 긴 치사율 100%의 백신 조차 없는 병에 걸릴 확률은 언제든지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동물에게도 잠복기가 있기 때문에 발병되기 전에 도축이 된 소들은 광우병에 걸린 것이지 조차 확인이 안되고 있다고 한다 (도축된 소의 뇌세포를 분석하면 알 수 있다고 한다) 


 혹시라도 광우병에 대해서 궁금하다면, 그리고 우리의 육식 문화에 대해 회의를 가지고 싶다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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