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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과학/국제정치 & 국제관계

정복은 계속된다 (Year 501: The conquest continues) - 노암 촘스키 (Noam Chomsky)

by YK Ahn 2024.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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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암 촘스키(Noam Chomsky) 저자의 책 중 <실패한 국가(Failed state)>에 이은 두번째 책이다. 원제는 <Year: 501: The conquest continues>이니 직역하자면 <501년: 정복은 계속된다>가 될 것이다. 이는 촘스키 교수가 이 책을 썼을 때가 1992년이고 출판은 1993년에 되었다. 1993년의 501년전은 1492년으로 이는 콜롬버스가 스페인의 왕실의 후원을 받아서 아메리카 발견을 위한 탐험에 나간 해이기 때문이다. 콜롬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발을 딛은 후, 줄기차게 계속된 유럽 국가들과 특히 미국의, 잔인한 세계 정복의 역사를 비판한 책인 것이다. 책은 총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원서의 각 챕터들의 제목은 번역본과는 약간 다른 것 같다.
 
1장: 1492, 정복이 시작됐다. 
 유럽인들이 콜롬버스를 필두로 아메리카를 "발견"하여 새로운 식민지들을 만들어 내기 시작하면서 상업중심의 국가주의가 어떻게 커지고, 세계 정복과 식민지화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설명하여 준다.
 
2장: 세계의 질서를 만들다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한 후, 약소국에는 <자유무역>을 강제하고 강대국과의 관계는 <보호무역> 주장하는 전형적인 이중잣대의 논리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이러한 이중잣대를 통해서 약소국의 기술과 시장을 파괴하고 식민지화하기 위해 미국은 스스로 '세계의 경찰'이라는 타이틀을 걸기 시작해 주변의 국가에 불법적인 군사력을 행사하기 시작하였다. 
 
3장: 썩은 사과는 도려내라
 세계시장에서 절대적인 힘을 펼치면서 제국주의를 어김없이 보여주며 주변 국가를 식민지화하는 동안에 전세계 여러국가에서 발생하던 민족주의, 독립의지, 민중에 의한 민주주의, 독재에 대한 반대들을 미국이 어떻게 탄압하며, 그 나라들의 독재정권과 반군들을 직간접적으로 도와주고 심지어 스스로 군대를 끌고가서 이러한 운동을 파괴하는 만행을 얼마나 많이 보여주었는지 보여준다.
 
4장: 우리는 합법적 해적이다
 이러한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행동들이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라는 이름하에서 포장되어 왔지만, 사실 정확하게는 '부자들과 기득권층 그리고 미국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는 자유주의'와 이 자유주의를 보호하고 이들의 주장만이 자유롭게 펼쳐지게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한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이나 서구 강대국들은 자국내에서도 민중에 의한 민주주의를 원하지 않으며 스스로에게 불리한 상황에서는 절대로 자유주의를 외치지 않는다. 
 
5장: 인도네시아를 장악하다
 이후 촘스키는 미국이 자신들의 반식민지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타국의 정치, 경제, 역사에 깊숙히 관여해서 저지른 만행들의 예들을 제시하여 준다. 인도네시아가 네덜란드로부터 독립 후 초대 대통령에 민족주의자 수카르노가 당선된 후 그가 당시 인도네시아에 있던 공산주의자를 몰아낼 때는 굉장히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그의 민족주의적 성향이 드러나자 그의 반대파를 지원해서 군사 쿠데타를 일으켰으나 실패하자 인도네시아에 경제원조를 삭감하여 경제적인 압박을 하였다. 이후에도 친미주의인 수하르토 장국이 일으킨 대규모 학살사건(25만~50만명)에 대해 미국이 '반공산주의'를 이유로 승인을 했다고 주장한다. 완전 친미주의였던 군부는 동티모르에 침공하여 민간인 학살을 일으키던 때에도 미국은 완전히 묵인하고 있었다. 결국 미국은 타국의 정권에 친미정권이 들어서게 하기 위해 그 국가에서 학살이 일어나던 쿠데타가 일어나던 전혀 신경쓰지 않고 오히려 방관하거나 도와주기 까지 하며, 겉으로는 '인권'을 외치고 있지만, 이 '인권'이라는 것은 결국 미국 기업과 미국 부자들의 '인권'이라고 말한다.
 
6장: 쿠바는 우리의 텃밭이다
 미국의 바로 앞마당에 떠 있는 작은 섬나라 쿠바가 겪은 잔인한 역사에 대한 부분이다. 쿠바가 민족적, 민주적이며 반미성향의 정권과 공산주의성향의 사회가 만들어지자 미국은 작은 섬나라 쿠바에 군대를 보내 침공을 하고 경제교류를 끊는 것은 물론 주변국에게도 쿠바와 어떠한 교류도 하지 못하게 강제하면서, 자유롭거 다채롭던 섬나라 쿠바를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국가로 만들었는지 보여준다.
 
7장: 남미의 거인, 브라질을 길들이다
남아메리카의 강국인 브라질의 경제가 미국과 '자유무역'을 하고 미국의 경제학자들의 조언을 받아들이면서, 강대국에서 빈민국으로, 그리고 미국의 자원생산 식민지와 미국상품의 시장 식민지로 전락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풍요롭던 브라질은 미국의 자유경제학자들의 실험장이 되어서 경제가 파탄나고 빈곤율과 유아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하며 무법지대로 변해 부자들과 용역들에 의해 농민들이 그들의 토지를 모두 빼앗기고 노숙자나 반노예와 같은 노동자로 떨어지게 되었다. 이들 중 살아남기 위해 아마존 숲으로 들어가 화전을 만들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제는 서구사회에서 아마존 숲 파괴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고 손가락질하고 있다.
 
8장: 아이티에게 독립은 없다
 아이티 원주민들과 흑인노예들이 프랑스로부터 스스로 독립을 하여 만들어낸 최초의 흑인 공화국인 아이티에 슬픈 역사에 대한 내용이다. 아이티는 미국에 대항하였다는 이유로 북반구에서 가장 빈곤한 국가로 전락하였는데, 노골적으로 '멍청해서 스스로 정권을 수립할 수 없는 깜둥이들이 만들어낸 국가'라고 공공연하게 말하던 미국은 아이티를 1862년까지 국가로 승인하지 않았다. 미국은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아이티에 있는 미국인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아이티에 군대를 24차례나 보내 침략하여 아이티를 사실상 미군이 통치하게 만들었다. 미국은 기존의 아이티 헌법을 무효화한 후 다시 실제적인 노예제를 부활시켰으며 20년의 미군정기간 동안 고도화된 빈부격차와 인종주의, 미국의 약탈과 잔혹함에 민중의 데모가 발생하자, 미국 해병대가 직접 진압작전에 나서 3,250명의 아이티 사람들이 사망하고 이 중 최소 400여명은 미군에 직접 처형당하는, 사살상 무차별 살상을 펼쳤다. 미국은 아이티와 불평등 협정을 맺어 사실상 아이티를 식민지화 시킨 후 아이티의 토지를 미국인이 소유할 수 있게 만들었다. 아이티에는 미국에 의해 민주적인 선거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반미주의 운동가가 나타나면 암살되거나 실종되는 일들이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아이티는 항상 친민성향의 정치인이 당선되는데, 이들이 민중적인 노선을 띄게 되면 엠바고를 실행하여 아이티의 경제를 완전히 말살시키 버렸다.
 
9장: 정복은 책임을 묻지 않는다
 미국은 타국이나 자국내에서 정복을 위해 저지른 행위들에 대해 어떠한 죄책감도 느끼지 않으며 스스로에게 책임을 묻지도 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미국은 기존에 했던 협약들과 약속들을 자신의 이익에 따라 곧바로 파기하고 상대를 무력으로 제압하는 일들을 서슴없이 한다는 것이다.
 
10장: 도덕은 총구에서 나온다
 촘스키 교수는, 일본이 하와이의 진주만에 폭격을 한 것과 그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분노를 하지만, 불과 50년전만해도 독립국이었던 그 하와이를 무력으로 합력하고 원주민들을 학살하고 탄압한 자신들의 태도에는 전혀 잘못된 점을 느끼지 못하는 모순된 도덕심을 비판한다. 사실상 미국은 일본이 진주만에 폭격을 하게 만든 것은 일본에 대한 엠바고 때문인데, 이는 일본이 싫어서가 아니라 일본이 자신의 분수를 모르고 유럽과 미국과 같은 강대국으로 올라서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본이 한국과 중국 그리고 아시아를 침략하여 정복하는 동안 미국은 일본의 행동을 묵인하고 있었다고 비난한다. 또한 미국이 자신의 국민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남베트남에 괴뢰정부를 세우게 하고 베트남전을 만들어냄과 함께 비인간적인 살상과 학살을 자행하였다고 말한다. 이후 베트남전이 미국의 패전으로 끝나게 되자 엠바고를 시작하여 베트남의 경제를 다시 한번 말살시키려고 했다고 비판한다. 
 
11장: 내부의 적, 노동자를 정복하라
 미국과 서구 사회의 정복은 비단 타국에서만 자행되는 것이 아니라, 자국 내에서도 노동자와 서민들에게도 실행되고 있다고 말한다. 노조에 대한 폭력적이며 지능적인 진압은 미국 내에서 사실상의 노조를 완전히 와해시켜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모으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어냈다. 이들에게 있어서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는 민중에 의한 민주주의가 아니라 부자를 위한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일 뿐이라고 저자는 비판한다. 
 
촘스키 교수의 책들은 너무 충격적이며, 주요 미디어와 기성교육으로 받아들이던 세상을 보는 시각이 얼마나 편협하며 강자들에 의해서 조작되어 왔는지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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